
지난 5월 18일 서울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가운데 라면업계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집콕’ 생활에 대비하기 위한 라면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는 올해 1분기 코로나 특수가 잦아들고, 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라면업체들은 거세지는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지켜보며 실적 만회 기회를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로 폭증하기 시작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라면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확진자 증가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외식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기 라면업계 실적 ‘뚝’··· 확진자 급증세에 ‘표정관리’
라면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농심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103.4% 증가한 1603억 원이다 .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오뚜기도 2조5958억원의 매출과 19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33.8%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9.3%, 21.9% 증가한 6485억원, 95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라면업계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1분기는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농심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34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7%,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55.5% 감소했다. 이 중 라면 등 면류 매출은 3000억원으로 15.4% 줄었다. 삼양식품의 매출은 1400억원으로 10.5%,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46.2% 감소했다. 오뚜기의 경우 매출이 5600억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12.2%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발병으로 라면 시장이 이례적인 특수를 누린 영향을 받아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여기에 해상운임이 크게 늘면서 수출 물류비용이 커지고 광고 판촉비나 인건비 등 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곡물 가격 인상으로 밀 등 원재료 비용이 늘어난 탓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작년과 같은 큰 폭의 실적 향상은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집에서 음식을 먹는 소비자가 늘면서 라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