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뉴욕증시 상장사 옥죄기 가속... 디디 이어 2곳 추가 조사

2021-07-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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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당국, 지난달 상장한 보스즈핀, 만방그룹 조사 나서

"국가 안보" 이유...디디 심사 발표문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아

[사진=중국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 홈페이지 캡쳐]

중국 당국의 자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 옥죄기가 이번에는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들을 겨눴다.

최근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앱의 다운로드를 금지한 데 이어, 또 다른 인터넷 기업 2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중국경제망이 5일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들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은 이날 공고를 내고 나스닥 상장사인 구인구직 플랫폼 보스즈핀(BOSS直聘)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만방그룹(滿幫集團) 운영 앱 2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국가 데이터보안 위험 방지 및 국가안보, 공익보호법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만방그룹의 앱은 트럭공유앱 윈만만(運滿滿)과 훠처방(貨車幫)이다.

보스즈핀과 만방그룹 모두 지난달 뉴욕증시에 새롭게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날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심사 개시 발표문은 대상 회사만 달라졌을 뿐 지난 2일 밤 발표된 디디추싱 조사 개시 발표문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았다. 디디추싱과 마찬가지로 이들 3개 앱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규 회원 모집을 할 수 없다. 

중국의 자국 빅테크 기업 옥죄기가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원)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IPO로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홀딩(25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상장 후 이틀 만인 지난 2일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한 보안 심사에 돌입한 데 이어 4일엔 개인정보 수집, 사용 규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을 이유로 앱 마켓을 상대로 디디추싱 앱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디디추싱 주가는 지난 2일 하루에만 5% 넘게 고꾸라졌다.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루샤오멍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규제는) 중국 지도부가 해외 상장에 불편함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 격화 속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에 자국 유관 당국의 회계감사 등을 의무화하는 등 상장규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극도로 경계하는 중국 당국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기업에 대해 상하이·선전 증시, 혹은 홍콩 증시에서 IPO를 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상장을 택한 디디추싱, 보스즈핀, 만방그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FT등 외신은 중국 당국이 대형 기술 기업을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최악의 경우 알리바바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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