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승 가뭄 해갈한 고진영

2021-07-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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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VOA 클래식

고진영 16언더파 우승

투어 통산 8승 쌓아

한국 우승 가뭄 해갈해

세계 1위 탈환은 다음에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고진영. [사진=AP·연합뉴스]


고진영(26)이 통산 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이 우승으로 개인과 국가(한국)의 우승 가뭄을 해갈했다. 개인으로는 6개월 만이고, 국가로는 8개 대회 만이다.

202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발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약 16억9000만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 경기가 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에 위치한 올드 아메리칸 골프장(파71·6459야드)에서 열렸다.
최종 4라운드 결과 고진영은 버디 4개, 보기 두 개를 엮어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15언더파 269타)을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 22만5000 달러(약 2억5400만원)와 투어 카드 2년을 받았다.

고진영은 대회 시작부터 카스트렌과 엎치락뒤치락했다. 1라운드는 고진영이, 2라운드는 카스트렌이 선두에 올랐다. 3라운드는 고진영이 선두를 되찾았다.

두 선수는 이날 나란히 1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로 향했다. 승부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고진영이다. 그는 4번 홀(파4)까지 버디 3개(1·2·4번 홀)를 기록했다. 반면 카스트렌은 무의미하게 파 행진을 했다.

승부의 추가 카스트렌으로 기운 것은 5번 홀(파3)에서다. 고진영이 보기를 범하며 한 타를 잃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카스트렌이 6번 홀(파5)과 8번 홀(파4) 버디로 따라붙었다.

고진영은 추격을 뿌리치려고 노력했다. 10번 홀(파4) 버디를 낚았지만, 11번 홀(파3) 보기를 범하며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고진영은 파 행진을 이어갔다. 점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모면하면서 점수를 지켰다.

15번 홀(파4)에서 추격하던 카스트렌이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보기로 두 타 차까지 벌어졌다. 17번 홀(파5), 카스트렌은 '우승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한 타 차로 두 선수는 18번 홀(파4)에 돌입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 샷을 하고 두 번째 샷 상황. 고진영은 아이언을 쥐고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깃대와 먼 거리에 안착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안정적으로 보였다.

카스트렌에게는 버디가 필요했다. 공격적으로 깃대를 공략했다. 그러나 공은 그린을 넘어 '프린지(변두리)'에 안착했다. 카스트렌은 퍼터를 들었다. 버디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공은 홀을 지나갔다. 고진영의 버디 퍼트도 홀을 지나갔다. 카스트렌이 먼저 파 퍼트를 넣었다. 고진영이 파 퍼트를 넣으면 우승하는 상황. 그는 짧은(1.2m)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고진영은 이날 드라이버로 평균 259야드(236m)를 날렸다. 페어웨이에는 13번 중 9번, 그린에는 18번 중 12번 올렸다. 벙커에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잠시 깃대를 바라보던 그는 가뭄 속에서 단비를 맞이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우승 직후 가비 로페즈에게 샴페인 세례를 받는 고진영. [사진=AP·연합뉴스]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개인과 국가의 가뭄을 해갈했다. 개인으로는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6개월 15일(198일) 만이다. 투어 통산으로는 8승(메이저 2승)째다. 국가로는 8개 대회 만에 들어 올린 우승컵이다.

이로써 이번 시즌 한국 선수들은 3승을 쌓았다. 박인비(33·KIA 클래식 우승자), 김효주(26·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 이후 세 번째다. 6승(넬리 코르다 3승, 제시카 코르다 1승, 앨리 유잉 1승, 오스틴 언스트 1승)으로 다승 1위인 미국과는 3승 차로 좁혀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진영은 "여자골프 세계 순위(롤렉스랭킹) 1위를 빼앗긴 것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우승을 원했고, 해냈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112주간 지키던 세계 순위 1위를 빼앗겼다. 이날 우승으로 1위 탈환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탈환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고진영의 우승은 이번 달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부문 금메달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그는 대회 직전 박인비, 김세영(28), 김효주와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은 바 있다.

금메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출전 선수 중 김세영을 제외한 3명이 이번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고진영을 제외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정은(6·25)이 11언더파 273타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상위 10위 진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시메트라(2부) 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김민지(24)는 10언더파 274타 8위로 다음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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