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해방일] ②영국도 '코로나 해방' 예정대로...델타 변이 확산에도 백신 덕 사망률↓

2021-07-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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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한 차례 미뤘던 '코로나19 해방' 선언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는 다시 급증하는 추세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에 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9일 예정대로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자국의 봉쇄 규제를 완전히 해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방안이 시행할 경우, 영국에선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와 1m 이상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전히 사라진다. 아울러 각 기업에 대한 재택근무 권고도 종료하며, 술집과 식당, 체육관 등 영업장에서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고객 연락처를 수집하던 지침도 더는 시행하지 않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사진=로이터·연합뉴스]


FT는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2일 최신 통계를 검토한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는 밝혔지만, 며칠 내 봉쇄 완전 해제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대중에 '자유의 날'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로버트 젠릭 영국 주택부 장관 역시 스카이뉴스에서 "봉쇄 완전 해제가 멀지 않았다"면서 "이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영국)가 법적 제한이 없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국가는 개인에게 무엇을 해야할지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마스크 착용 등에 있어서 개인은 어느 정도의 책임과 판단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젠릭 장관은 향후 마스크 의무 규정이 사라진다면, 자신은 특별히 마스크를 쓰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영국 정부는 애초 이달 21일에 최종 봉쇄 완화 단계인 4단계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5월부터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거세지며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년층의 감염 증가 상황을 맞자 이를 한 달가량 연기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신규 감염과 입원·사망자 수가 큰 감소세를 보이자 총 4단계에 걸친 단계적인 봉쇄 완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8일부터 등교 재개 등을 허용한 1차 봉쇄 완화에 돌입한 뒤 같은 달 29일에는 최대 6인까지 모임을 허용했고, 4월 12일에는 각종 비필수 상점과 문화·운동 시설을 재개방하는 2단계 완화에 들어갔다.

지난 5월 17일에는 영화관과 호텔, 공연장과 경기장을 재개방하는 3단계 재개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대형 경기장은 최대 1만명을 수용하고 결혼식·장례식 등 경조사에는 30명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하면서 봉쇄 완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경기를 응원하는 인파.[사진=AP·연합뉴스]


다만, 과학자들은 영국 정부의 최종 봉쇄 완화 결정에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의 지배종(Dominant Variant)으로 자리 잡은 델타 변이의 여파로, 최근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주당 74%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의 대표적인 의사 노동 단체인 영국의사협회(BMA)는 불과 며칠 전 영국 보건복지부(NHS)에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비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신임 장관은 4일 데일리메일을 통해 실제 영국 내각 안에서도 완전 봉쇄 해제 방안을 놓고 격론이 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각이 코로나19 사태가 가정 폭력이 충격적으로 증가하고 시민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하는 등 일부 계층에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봉쇄 해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암시했다.

특히, 영국 정부의 결정 배경에는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덕에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크게 늘지 않는 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영국의 7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5월 4일 1956명까지 낮아진 후, △6월 7일 5114명 △6월 22일 1만343명 △6월 28일 1만6323명 △7월 1일 2만477명 △7월 4일 2만4507명까지 치솟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망자는 5월 이후 2개월 이상 하루 20명대를 넘기지 않고 있으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날이 더 많은 상황이다.

NHS 집계에 따르면, 중증 환자 역시 일부 늘어나곤 있지만, 신규 확진자 증가세에 비하면 미미한 상태다.

영국의 7일 평균 입원 환자 수는 지난 5월 1일 109.1명까지 떨어진 후, 5월 내내 120명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12일에는 202.3명, 최신 통계치인 6월 26일에는 279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시기에서 2주 이후 입원 환자가 늘어나고 약 1개월 이후 사망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높은 백신 접종률 덕에 델타 변이에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3일까지 영국에선 18세 이상 성인의 86%(4527만4497명)가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63.8%(3361만4952명)이 전체 접종을 마친 상태다. 다만, 전체 인구 대비로 계산할 경우, 각각은 66.49%와 49.2%다.
 

영국의 코로나19 7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위)와 7일 평균 일일 사망자 발생 추이(아래).[자료=월드오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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