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이주열, 결정은 언제쯤

2021-07-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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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제공]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당겨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하는 등 통화정책 방향을 예상보다 빨리 긴축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시장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못 박은 만큼, 오는 10월로 예상됐던 금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진행된 조찬 회동에서 “재정정책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해 구체화한 것처럼 성장 잠재력과 소비력 훼손을 보완하면서 취약 부문까지 경기 회복을 체감하도록 당분간 현재 기조를 견지하고,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등 부작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같이했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 선회 필요성에 사실상 합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완화를 조정하는 매파적(긴축 선호) 소수의견이 나온 뒤, 이르면 오는 10~11월경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못 박으면서 10월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정상화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총리가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를 한두 번 올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올해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이달 15일과 8월, 10월, 11월 등 4차례가 남아 있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경우 한 차례에 0.25% 포인트씩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금리 인상기를 살펴보더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만 올리고 끝낸 경우는 드물었다. 앞서 한은은 2007년 7월 기준금리은 연 4.75%로 0.25% 포인트 올린 뒤, 다음 달에 곧바로 0.25% 포인트를 인상한 바 있다. 또한 2010년 7월에 연 2.25%로 0.25% 포인트 올린 뒤 같은 해 11월에 0.25% 포인트 추가 인상했으며, 이듬해인 2011년 1월, 3월, 6월에 연달아 0.25% 포인트씩 총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15일 진행되는 금통위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두명 이상 나오면 오는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10월이나 11월에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선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다면 연내 2회 금리 인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소수의견이 없다면 첫 금리인상은 오는 4분기 이후로 넘어가고 두 번째 금리인상은 해를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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