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6월 한달에만 중국 IT공룡 텐센트 주식을 모두 약 2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본토투자자들은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통해 텐센트 주식 15억 홍콩달러(약 21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 순매도액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왕서방이 '팔자'로 돌아서며 6월 한달 텐센트 주가는 약 6.6% 고꾸라졌다.
텐센트 주가는 올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기술주 강세 속 766홍콩달러까지 급등하며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128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인터넷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 우려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며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현재 주가는 1월 최고점 대비 약 24% 하락한 상태다.
사실 텐센트는 왕서방이 가장 투자를 선호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가 하루 거래액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6월 순매도에도 중국 본토투자자는 여전히 텐센트 전체 주식의 약 7%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최소 2017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지지를 잃고 있는 건 아직 최악의 상황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텐센트는 지난 1분기 반독점 규제 우려에도 핀테크, 클라우드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양호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최근 알리바바, 바이트댄스와 같은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 속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다이밍 후이천 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를 통해 "텐센트 펀더멘털에 낙관적인 포인트가 많지 않다"며 "중국이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게임 부문이 지난해처럼 높은 성장세를 거두지 못할 수 있는 와중에, 광고 부문 실적도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 움직임이 호전되기 힘들다"며 "하반기에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텐센트 주식 매도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