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를 실현하기에 앞서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LG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무려 69조 원이나 증가한 배경에는 구 대표의 이러한 고객가치 경영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항상 모든 중대 결정을 할 때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LG의 지난 3년은 구 대표가 과감히 추진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한몫했다. 그룹을 떠받치고 있는 전자·화학·통신 삼각 축을 기반으로 OLED·배터리·전장 3대 차세대 주력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구광모의 뉴LG는 순항하고 있다.
특히 OLED 대세화를 추진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작년 적자를 털어내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흑자 전환도 유력하다. 국내 배터리 1위 기업인 LG화학의 매출도 지난 3년간 5조원 가까이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로 역점을 두고 있는 전장사업도 국내외 기업들을 상대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 몸집을 키우고 있다.
구 대표는 이 과정에서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결단도 내렸다.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2020년 6월) 등 총 9개 사업을 정리 또는 매각했다.
특히 올해 초 26년 만에 휴대폰 사업을 정리한 것은 재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23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MC사업본부를 더는 끌고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구 대표는 단호하게 ‘LG폰과의 작별’을 고했다.
이런 결단에 앞서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제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속 열망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불만을 알았다면, 새로운 요구에 부응해 혁신해야 한다는 뜻이다.
혁신의 방점은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찍혀 있다. 차세대 3대 주력사업인 OLED·배터리·전장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눈에 띈다. 특히 전장사업의 경우, 세계적 차량 조명기업 ZKW를 1조4400억원에 인수했고, 작년 말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1조원 규모 EV 파워트레인 합작사(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계약을 맺고, 이번 주 공식 출범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