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ESG] “탄소포집 기술, 한국과 최적의 파트너”

2021-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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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베이션 길 토머(Gil Tomer) 공동 창업자 겸 COO 인터뷰

요즈마그룹코리아, 한국 협력 파트너 찾는 가교 역할

"이스라엘 기술력과 한국 제조 인프라 활용해 글로벌 시장 확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적 가치는 필수적인 고려사항이 됐다. ESG 방향성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면 소비자는 선택을 거부한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도 ESG는 주요 화두 중 하나다. 관련 스타트업은 투자자들의 1순위 검토 대상이다. 국경도 없다. 기술의 협업과 제조 인프라 활용은 글로벌 밸류체인 속에서 돌아간다.

이스라엘 기업 ‘에어로베이션(Airovation Technologies)’도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히브리대학교에서 연구하던 탄소 포집기술을 상업화해 공기청정 연구개발(R&D) 기업으로 발전한 에어로베이션은 이산화탄소(CO²)를 줄이고 깨끗한 산소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해왔다. 최근에는 제조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스케일업을 준비하고 있다. 협력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길 토머(Gil Tomer)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서울 강남구 요즈마그룹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길 토머(Gil Tomer) 에어로베이션 공동창업자 겸 COO.[사진=에어로베이션]


- 에어로베이션, 어떤 회사인가.

공기청정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에서 요엘 사슨(Yoel Sasson) 교수가 10년 넘게 연구하던 원천기술을 활용해 오염된 가스를 처리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지난 4~5년간 엔지니어링 기술과 응용화학을 적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었고, 2년 전부터는 CO²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CO²를 줄이고, 신선한 공기로 전환해주는 기기를 개발했다.


-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있다. 일반 공기청정기와는 무엇이 다른가.

일반 공기청정기는 헤파 필터를 사용해서 미세 입자를 걸러낸다. 밀집도에 따라 2.5~10PM(미세먼지 농도 단위)의 입자를 붙잡는데, 더 작은 분자는 필터를 빠르게 통과한다. 우리는 여기에 ‘슈퍼옥사이드 라디칼(Superoxide Radical)’이라는 화학 반응을 적용해 CO²를 미네랄로 변화시킨다. 슈퍼옥사이드 라디칼은 1970년대 우주선·잠수함에서 고형물이나 가스를 합성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정적이지 않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는데, 요엘 사슨 교수는 액체 상태에서 CO²를 미네랄로 변환하고, 깨끗한 산소를 생산하는 특허 기술을 만들었다. 에어로베이션은 이 기술에 엔지니어링을 결합해 산소 질을 개선하는 공기청정기를 제작했다.


- 언제 상용화되나.

이미 한국 대기업 중 한 곳의 공기청정기에 우리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스라엘은 연구개발(R&D)을 잘하고, 한국 대기업은 제조와 제품화에 강점이 있다. 현재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1년 넘게 논의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 중 하나가 국내 파트너사와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 CO² 외에 다른 유해가스는 처리할 수 없나.

CO²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CO),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등 다양한 유해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없애는 데도 효율적이다. 이스라엘의 써드파티 실험실에서 실시간 코로나19 테스트도 진행했는데, 바이러스의 99.97%를 제거했다. 다른 업체 기기는 20분 이상 걸렸지만, 우리 기술은 1~2초 만에 해결했다.

우선은 CO²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내 CO² 농도가 1000ppm 이상이면 졸리고,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우리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천천히 원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앞으로는 공장이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산업으로 스케일업 해나갈 계획이다.
 

탄소포집 기술이 적용된 공기청정기의 프로토타입 기기.[사진=에어로베이션]


- 단순히 공기청정기에만 적용될 기술은 아닌 것 같다.

한국에 온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가 대기업과의 공기청정 협력 및 테스트다. 기기를 소형화하면 주거공간을 넘어 교실, 호텔, 병원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산업 현장에도 적용하려 한다. 약 2년 전에 시카고 UL(Underwriter Laboratory) 본사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산업용 가스와 20만ppm 이상의 CO² 등 다양한 가스를 처리하는 시나리오 실험을 했고,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에어로베이션의 기술은 공기 중 CO²를 줄이고, 나쁜 가스를 가치 있는 광물로 변환시킨다. CO² 문제를 해결하면 정부 규제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산업 현장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탄소제로 세상이 가능할까.

우린 마법사가 아닌 과학자·기업가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묻고, 틈새시장을 찾는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ESG에 관심을 가진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그린에너지에 관심이 크다. 에어로베이션도 이런 틈새를 찾아 영향을 주겠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과 통합해 조금 더 발전된 세상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


- 목표를 설명한다면.

단기적인 목표는 실내 공기청정기술의 상용화다. 올해 말까지 첫 번째 파일럿 시설을 배치할 제휴 기업을 찾으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내년에 파일럿 시설을 만들고, 1만~ 1만5000톤의 CO²를 처리해보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소나 암모니아를 방출하는 전 세계 공장에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 탄소를 배출하는 회색 수소와 암모니아 대신, 탄소를 처리하고 포집하는 블루 수소와 암모니아로 변환시키는 역할이다. 이 과정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전 세계 20개 이상 공장에 기술을 도입하고, 2023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자금을 충당하려 한다. 한국에서는 수소, 암모니아, 화학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협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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