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을 사칭해 정부 지원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문자메시지 살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뜻보면 금융기관에서 보낸 광고성 문자로 믿고 쉽사리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상은 보이스피싱범들이 보낸 사기문자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소비자경보 발령 등을 통해 “금융회사를 사칭한 문자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은행이 문자로 대출상품을 안내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는 만큼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 접수된 금융회사 사칭 불법대부광고 스팸문자 건수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4만8773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 동일한 유형의 스팸문자 신고건수가 8190건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6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감독당국은 이에 지난해 불법대부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 1만1188건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용중지 요청한 바 있다. 이밖에도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통장매매광고에 악용된 전화번호를 각각 9390건, 117건 가량 이용중지 조치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불법금융광고임을 인지하고 전화번호를 차단하거나 신고하더라도 이를 완전히 걸러내기 쉽지 않다. 사기범들이 불법대출 메시지를 발송하는 전화번호 등을 길게는 3주까지만 사용하고 번호를 바꾸는 이른바 ‘메뚜기식 광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법대부광고 적발에서 조치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악용해 전화번호 이용중지 등의 규제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치를 위한 확인 시점에는 전화번호가 이미 해지돼 조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 감독당국 설명이다.
금감원은 “‘정책자금 지원 대출’ 또는 ‘저금리 대환대출’ 등의 문구를 사용해 유인하는 등 경제적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금융회사로부터 좋은 조건에 대출을 해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받더라도 사기라는 점을 염두해두고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