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잘 준비하며 대응했습니다. 중국 법률 시장에서 선례가 될 만한 업무를 많이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죠."
태평양 북경사무소 수석대표인 권대식 변호사(49·사법연수원 31기)는 지난 18일 아주경제·아주일보와 가진 화상인터뷰에서 태평양의 중국 사무소를 이같이 소개했다.
태평양은 중국 1호 한국 로펌이다.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전문 법률자문 조직인 중국팀을 설립했다.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4년 10월 중국 베이징 현지에 북경사무소를 열었다. 이어 2008년엔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에 상해사무소를, 2015년엔 홍콩에 사무실을 개설했다. 중국 여러 도시에 사무소를 둔 한국 로펌은 태평양이 유일하다.
대표적인 M&A는 2018년 이뤄진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자회사 설립이다. 투자액만 66억 달러(약 7조4800억원)로, 중국 내 외국기업 최대 합작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사업, SK의 동박·농수산물회사 사전기업공개 등을 포함해 최근 3년간 성사시킨 우리 기업의 대중국 신규 투자는 총 90억 달러(약 10조1800억원)를 넘는다. 베이징 LG트윈타워 매각, 포스코 중국 계열사 합병·매각 등도 태평양 손을 거쳤다.
중국·호주 변호사인 지용천 외국변호사(49)는 "태평양은 중국 시장에서 선도자이자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 사고방식과 문화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모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북경사무소에는 한·중 변호사 8명, 상해사무소에는 4명이 상주 중이다. 특히 북경사무소 수석대표인 권 변호사와 상해사무소 소장인 김성욱 변호사는 15년가량 현지에서 근무 중인 중국 전문가다. 서울 본사에선 중국에서 나고 자란 지 변호사를 비롯한 외국변호사 7명이 중국 업무를 전담한다. 변호사·변리사·회계사 등 100여명도 지원에 나선다. 태평양이 남다른 성과를 낼 수 있는 배경이다.
지 변호사는 "중국 기업에서도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며 "현지 기업의 대한국 투자 부문 가운데 80%가량을 태평양이 담당했다"고 전했다.
태평양 중국 사무소는 공익 활동에도 열심이다. 주중국 대한민국대사관 의뢰로 2019년 <알기 쉬운 중국 경쟁법>을 펴내는 등 지금까지 책자 10권을 만들어 배포했다. 코로나19 발생 후엔 중국 관련 무역·노무·임대차 분쟁 등에 무료 법률 자문을 했다. 한국 저작권위원회와 함께 북한 저작권법을 분석하고 논의하는 자료를 만들고 웨비나도 열었다.
권 변호사는 "한국과 중국 양국을 돕는 게 한·중 업무를 하는 법률가들 과제"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양국 기업의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