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민지[사진=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제공]
박민지(23)가 박현경(21)의 도전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만 5승째다. 이번에는 '메이저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21시즌 대한골프협회(KGA)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이하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 경기가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골프장(파72·6763야드)에서 열렸다.
박민지와 박현경은 전날 밤에도 명승부를 펼쳤다. 장군 하면 멍군을 외쳤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승부는 팽팽했다.
두 선수는 1번 홀(파5)에서 출발했다. 선두였던 박민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번 홀(파3)과 4번 홀(파4) 두 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기회를 놓칠 박현경이 아니었다. 5번 홀(파4) 버디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6번 홀(파3)부터는 판세가 달라졌다. 박현경은 보기를, 박민지는 버디를 낚았다. 7번 홀(파5)에서 박현경은 버디로 만회했다. 박민지는 7번 홀과 8번 홀(파4) 버디로 3홀 연속 버디를 완성했다.
다시 동률을 이룬 것은 11번 홀(파3)에서다. 박현경이 버디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다 15번 홀(파4)에서 박민지에게 기회가 왔다.
박민지는 깃대와 0.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놨다. 반면, 박현경은 그린을 넘어 덤불로 들어갔다. 박현경이 위기 상황에서 이겨내며 파를 기록했으나, 박민지의 버디가 컸다. 박민지가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6번 홀(파5), 박민지가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다시 공동 선두. 승부는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박민지의 두 번째 샷이 깃대와 1m 거리에 붙었다. 박현경은 보기를 범했다. 박민지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2타 차 우승.

우승컵에 입 맞추는 박민지[사진=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제공]
시상식이 18번 홀 그린에서 진행됐다. 무지개 언덕(레인보우 힐스)에는 우승자를 축하하듯 산들바람이 불었다. 아름다운 골프장의 풍경 속에서 박민지가 순회배를 들어 올렸다.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퀸' 수식어를 얻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착석한 박민지는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뜻깊고 행복하다. 생각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여자자오픈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출전했다. 이 자리에 올 수 있어었던 것은 국가대표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향 같은 곳에서 우승하게 돼 뜻깊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끝에 박민지는 "4승 때만 해도 다승 기록인 9승까지는 멀다고 생각했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5승을 했다. 목표를 크게 잡고 간다면 9승 가까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년 1승 만을 하다가, 올해 5승(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등)을 거뒀다.
박민지는 이 대회 우승 상금 3억원을 더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올해 9억4804만7500원을 누적했다. 한 해 최다 획득 상금 1위 기록은 박성현(29)이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16년 13억3309만667원을 누적한 바 있다. 박민지와는 3억8504만3167원 차이다.
박민지가 이 대회에서 기록한 271타는 2018년 오지현(25)이 세운 최소타 기록과 동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