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오는 23일까지 4박 5일간 방한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오는 21일 외교부 청사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한국을 찾아 노 본부장, 김 대표와 함께 같은 날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첫 대면 회담을 하고,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2018년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 등 기존의 북·미, 남북 간 약속에 기초해 북핵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우선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촉 기조를 밝힌 만큼 김 대표 방한 계기에 북·미 대화가 재개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3일째 주재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대외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6월 17일에 계속됐다"며 "총비서 동지(김 위원장)가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 방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금후 대미 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 방안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능동적 역할', '주동적'이라는 표현은 북한이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북·미 소통이 활발하던 때 주로 사용하던 표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해 대외접촉을 꺼리는 만큼 북·미 간 직접적인 접촉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김 대표의 판문점 방문 일정을 묻는 말에 "그런 일정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미 국무부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다른 한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는 한편, 학계 및 시민사회 인사들과도 접촉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오는 22일 청와대와 통일부 등을 방문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한에는 대북특별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 박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 등이 동행한다.
국무부는 "김 대표의 방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 우리의 공동 안보·번영 보호, 공동 가치 유지, 규칙 기반 질서 강화와 관련한 한·미·일 3국 협력의 근본적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