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술 기업이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때, 한 기업은 데이터 가공에 눈을 돌렸다.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이하 D2SF)가 2017년에 투자한 크라우드웍스 얘기다.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의 기보 데이터 3000만개를 보고 바둑을 배웠듯이, AI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똑똑해진다.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하는 작업을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하는데,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해 기술 기업들의 ‘페인포인트(Pain point, 고충점)’였다. 크라우드웍스는 이를 ‘크라우드 소싱’으로 풀었다. 크라우드웍스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 누구나 데이터 라벨링을 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데이터 라벨러는 25만명에 달하며, 이 중 연 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라벨러도 등장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D2SF에서 만난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AI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의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데이터 전처리는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한 회사가 데이터 전처리를 위해 파트타이머를 100여명 고용하는 것을 보고, 집에서 누구나 온라인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하는 방안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웍스는 AI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가공 방식도 고도화되고 있어, 데이터 라벨러 교육을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크라우드웍스 아카데미’를 론칭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크라우드웍스는 우수한 데이터 라벨러를 기업에 소개해주는 채용 포털 역할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데이터 플랫폼에서 HR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 라벨러 2만명을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웍스는 이 같은 사업을 발판으로 내년 상반기에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첫 번째 사례다.
박 대표는 “네이버가 없었으면 이렇게 빨리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네이버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경험치가 쌓였고, 우리가 오히려 고객사들에게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은 창업하는 후배들에게 네이버 D2SF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