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친환경 전기차 엑스포 'x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참관객들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이 열렸다. 국내 대표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해 미래 배터리 기술을 점검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논의에 나섰다.
◆SDI "미국 투자 검토"··· SK, 그린론 5억 달러 차입
특히 이날 기업 CEO들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투자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들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생산기지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조만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르면 2025년 7월부터 완성차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합작사(JV)를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대응 중이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3·4공장 추가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부지부터 선점하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래 끌 일은 아니다. 구체적인 것이 잡히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생산규모 21.5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1·2공장을 건설 중인데, 최근 포드와의 합작법인(블루오벌SK) 설립을 통해 3·4공장도 인근에 건설키로 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 투자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그린론 5억 달러(약 5570억원)를 차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채무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기간은 최대 7년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론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한 이후 매년 친환경 파이낸싱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미국 외 투자 확대 계획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넷째)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오른쪽 셋째) 등이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SK이노베이션 전시 부스를 둘러본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특히 이날 행사가 끝난 뒤 문 장관과 기업인들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이기도 한 전 사장은 "이차전지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기업들이)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인력에 관한 말씀을 많이 했고, 소재 확보를 위한 정부의 협업 등을 건의했다"며 "다음달 발표할 'K배터리 산업발전 전략'에 업계 건의를 최대한 담아 기업들이 활력 있게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기업은 이날 전시회에서 차세대 전지를 비롯한 배터리 신기술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첫 사원계 양극재 배터리 'NCMA'를, 삼성SDI는 하이니켈 기술력을 집약한 '젠5' 배터리를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이 80%에 달하는 'NCM8' 배터리 등을 전시했다. 배터리 행사와 함께 열린 전기차 전시회 'xEV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참여해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각각 공개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친환경 전기차 엑스포 'xEV 트렌드 코리아' 기아 전시장에 전용 전기차 'EV6'가 전시돼 있다. [사진=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