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운임 합의 정당한 절차···공정위 과징금 법적 문제 있다"

2021-06-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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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장한 해운 운임 합의가 부당행위에 따른 담합이 아니라 해운법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최대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과징금 부과를 강행하고 있으나 법률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영무 해운협회 부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운업계의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에서도 인정한 해운법에 의거한 정당한 절차"라며 "공정거래법이 아니라 해운법에 따라 조치해달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공정위가 각 선사에 전달한 심사보고서에 따른 대응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목재합판유통협회의 운임 담합 신고로 해운사의 공동행위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 공정위는 2018년 이후 3년이 지난 지난달 갑작스레 심사보고서를 전달했다.

심사보고서에는 2003년 4분기부터 2018년까지 약 15년 동안 해운사들이 동남아항로에서 발생한 매출의 8.5~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다.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전달받은 과징금 부과대상 해운사는 총 23개사로 파악된다. 국적선사 11개사, 외국적선사 12개사다.

해운업계에서는 11개 국적선사가 부담해야 할 과징금 규모가 최대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고려해운같이 동남아항로를 주력으로 삼은 해운사의 경우, 회사 생존이 우려될 수준의 과징금을 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공정위가 해운사의 공동행위를 위법 행위로 판정한 탓이다. 공정위는 해운사의 공동행위가 정당한 행위로 인정받으려면 화주 단체와의 사전 협의와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신고, 공동행위 탈퇴 허용 등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운협회는 해운법상 공동행위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설사 행위 절차에 미비 사항이 있더라도 공정거래법이 아닌 해운법에 따른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공정거래법상에도 타법에 의한 정당한 행위에 대한 법적용 제외를 들고 있는 만큼 해운법에 의한 정당한 법 적용을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행위 절차가 미비하더라도 공동행위는 해운법에서 규율해야지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운협회는 공정위의 제재로 인해 해운사가 타격을 입을 경우 선복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공정위의 제재는 해운산업 재건 국가 정책에 전면으로 배치된다"며 "대규모 과징금을 내기 위해 선박 등 자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 향후 선복 부족으로 인해 운임이 더 치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의 경우에도 해운사들의 공동행위는 1870년대부터 시행돼 온 관행이자, 각국 정부가 독점금지법 적용을 제외하고 있다"며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강행할 경우 외국선사 및 규제당국과의 소송에 휘말릴 수 있고, 국적선사가 해외에서 보복성 과징금을 내야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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