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원 심층 분석]① '90이후 학번'이 대기업 리더 꿰찼다

2021-06-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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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5명 조사···젊고 효율적인 조직 대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970년대생이 약진했다는 점이다. 임원 승진자도 적지 않을뿐더러 최고경영자(CEO)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7일 본지가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금융사 제외)의 상무대우 이상 임원 1485명을 분석한 결과 562명(37.85%)이 1970년 이후에 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뿐만 아니라 1980년 이후에 출생한 임원도 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국내 주요 그룹들이 매년 임원 승진을 최소화해 경영효율화를 시도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021년 정기인사를 발표한 18개 그룹의 승진 임원을 조사한 결과, 삼성그룹을 제외하면 대기업·그룹의 사장단과 부사장 이하 임원 모두 승진 규모가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국내 100대 기업 임원에서 1970년대생 비중은 2018년 14%에 불과했지만 2019년 20.5%, 지난해 상반기 27.1%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1년 동안은 1970년대생 최고경영자(CEO)가 많이 발탁됐다. 한화그룹만 하더라도 지난해 9월 조기인사를 통해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1983년생)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뿐만 아니라 계열사 사장단 중 3명을 1970년대생으로 발탁했다. 박승덕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1970년생), 박흥권 한화종합화학 사업부문 대표(1971년생), 김은희 한화역사 대표(1978년생)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김 대표는 한화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SK그룹 인사에서는 추형욱 SK E&S 대표(1974년생)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임원에 선임되고서 3년 만에 초고속 승진해 CEO까지 올랐다. 또 LG그룹이 최근 야심차게 출범시킨 AI 연구 조직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인 배경훈 상무(1976년생)도 관심을 모았다.

조직에 활력소 역할을 맡는 1970년대생 젊은 임원도 많이 발탁됐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신규 임원의 평균 나이는 46.9세로 집계됐다. 특히 최현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상무와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상무가 1979년생으로 최연소 임원에 꼽히기도 했다.

LG그룹도 전체 124명의 신임 상무 중 24명을 1970년대생으로 채웠다. 특히 LG전자는 신규 임원 중 1970년대 이후 출생자 비율이 72%에 달한다. 지난해 57%에 비해 크게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전체 임원 수를 줄이면서도 젊은 임원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이들은 AI·DX에도 익숙할 뿐 아니라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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