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군사법원에 대해서도 국회가 관련 개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병영 문화 개선과 관련해 “최근 군과 관련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이 같은 대책을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차제에 개별 사안을 넘어서 종합적으로 병영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 근본적인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 기구에 민간위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3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엄정 처리를 지시한 데 이어 4일 공군참모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는 등 연일 관련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설치를 지시한 개선 기구와 관련, “(문 대통령이) 기구의 장(長)이 누가 될 것인지, 규모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면서 “민간 위원이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만 붙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빨리 발족하면 좋겠지만, 어느 시점까지 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특정해서 말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은 군 장병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안으로 국회와 정부가 각각 개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은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법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1심 군사재판을 담당하는 군사법원을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하고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해 민간 법원에서 항소심을 담당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워낙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에 6월 중으로 아마 협의가 가능한 부분까지는 정리를 해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장교의 식판을 사병이 처리하는 등 사사로운 부분까지 사병이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라며 “모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