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호 무신사 대표, '쿠폰·이벤트' 논란 책임지고 사임

2021-06-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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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 무신사 대표. [사진=아주경제DB]

최근 '남녀 쿠폰 차별'·'남혐 이미지' 논란을 빚은 무신사 조만호 대표가 책임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현재 무신사는 후임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신임 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가 사의를 표명해 이사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3일 밝혔다.

조 대표는 사임 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조 대표가 무신사 스토어를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도 나눌 것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임직원들에게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 메일에 "무신사 운영의 최종 책임자로서 결자해지를 위해 책임을 지고 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는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여러분들께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입점 브랜드의 성공을 돕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린다'라는 목표를 잊지 않고 서비스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제 개인의 임무는 여기서 마치고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앞으로 계획을 알렸다.
 
함께 회사를 키운 공도 나누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저를 믿고 무신사를 함께 만들어 온 본사 임직원 여러분과 무신사와 뜻을 함께하기로 한 관계사 구성원, 근시일 내 합류할 분들께 제 개인의 주식 중 1000억 원 상당을 나누고자 한다"고 공언했다.
 
조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부터 시작해 회사를 키웠고, 길거리 패션과 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거진 발행에 이어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현재의 무신사 스토어를 만들었다.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무신사 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7년 만에 120배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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