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속도 본궤도 올랐지만…30%는 여전히 감염경로 불분명

2021-06-03 16:34
  • 글자크기 설정

방역 당국, 상반기 '1300만명 1차 접종+α' 가능

신규 확진자 수 400~700명대 박스권 지속…아직까지 접종과 확진자 감소 간 뚜렷한 상관관계 드러나지 않는 상황

3일 오전 서울 중랑문화체육관에 마련된 접종 센터에서 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소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일 평균 53만여명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당초 목표로 한 '상반기 1300만명 1차 접종+α'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이렇게 백신 접종에 탄력이 붙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는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 추세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30%에 달하는 점은 방역 당국의 또 다른 숙제로 남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일 정례 백브리핑을 통해 "6월 말까지 차질 없이 접종을 진행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 0시 기준 고령층 예약률은 77.6%이고, 고령층 외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도 80.3%가 사전 예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70~74세 사전 예약률은 80.7%를 기록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에서 목표로 제시한 사전 예약률 80%를 넘겼다.

또 65~69세 사전 예약률은 79%, 60~64세는 74.9%로 80%에 근접했다. 이외 우선접종 대상자인 유치원·어린이집·초등교사 등은 80.3%를 기록하는 등 예약률도 지속 상승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접종률은 하루에 1%포인트씩 상승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0시 기준 국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7.8%였다. 이후 28일 9.1%, 29일 10.2% 등을 기록했다. 2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12.4%에서 이날은 13.1%까지 올랐다.

5월 27일부터 31일 구간에서는 하루 평균(공휴일 제외) 53만명이 1차 접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앞서 상반기 1차 접종 목표치를 인구의 25%인 1300만명으로 제시했다. 2일 기준 누적 1차 접종자는 674만1933명으로 절반 이상인 52%가량 목표에 도달했다.

일별 1차 접종자 수가 53만여명임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목표치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은 이미 세계 평균을 넘어섰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은 10.79%다. 같은 날 기준 우리나라는 11.3%를 기록했다.

하반기엔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백신 물량 수급 부족을 겪었던 지난 4~5월과 달리 하반기엔 확보한 물량이 기존 대비 많고 백신 종류도 늘어나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 백신 초도 물량이 지난 1일 국내에 들어왔고, 오는 5일에는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얀센 백신 100만명분이 도입된다.

백신 예약률과 접종 속도 향상은 모더나, 얀센 백신 공급에 따른 백신 종류 다양화는 물론 정부의 백신 인센티브 제공, 잔여 백신 예약 시스템 구축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처럼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부터 계속 400~700명대의 박스권이 유지되며 좀처럼 줄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는 주말에 검사 건수가 대폭 감소하며 확진자 수도 이에 비례해 줄었다가, 이로 인한 약발이 떨어지는 수요일 이후에는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는 패턴이 매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백신 접종 활성화와 맞물려 확진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백신 접종과 확진자 감소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월 28일 587명 △29일 533명 △30일 480명 △31일 430명 △6월 1일 459명 △2일 677명 △3일 681명이다. 이 기간 400명대는 3회, 500명대 및 600명대는 각 2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하루 평균치로 환산하면 약 550명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532명을 넘어서는 수치로, 아직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들어있다.

이처럼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눈에 띄는 대규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아도, 전국 곳곳에서 국지적인 일상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탓이 크다.

게다가 업계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감염이 초기 전파력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감염원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사례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최근 2주간 양성 판정을 받은 8005명 중 28%인 2242명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방역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10명 중 무려 3명에 해당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을 해도 곧바로 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개인 방역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히 조용한 전파 비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방역 당국도 이를 제어하기 힘들다. 무증상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