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분수령] ①"북·미, 뿌리 깊은 불신...남·북·미·중 4자 회의 개최해야"

2021-06-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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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보고서

"북핵 다자회의 통해 북·미 대화 재개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왼쪽)·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미·중 4자 간 회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한국 정부로서는 북핵 다자회의 개최를 통해 관련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 도출을 위해 적극 힘써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감안해 우선 4자 간 화상실무회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북미대화의 재개 조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미국 간에는 매우 뿌리 깊은 불신과 적대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핵심 현안들에 대해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북·미 간에 대타협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한국과 북한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중국이 참여하는 미·중과 남북한의 북핵 4자회담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최근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과 2년여간 공석으로 있었던 한반도사무특별대표직에 류샤오밍(劉曉明) 주영국 중국대사를 한·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임명한 사실을 언급했다. 류 대사는 2006~2009년 주북한 중국대사를 지냈다.

정 센터장은 "한국 정부는 코로나 방역과 인도주의적 문제 등에서 남북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북·미 협상과 남북 협의를 상호 추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낮은 수준이 협력보다는 북핵 다자회의 개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북핵 다자회의 개최를 통해 △북한의 단계적 핵능력 감축 △대북제재 완화 △한·미 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북·미 관계 개선 등 관련국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정 센터장은 우선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외협상에 나서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4국 간 화상실무회의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정 센터장은 또한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여력이 생기면 북한에 백신과 치료제를 제공하면서 북한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의 대면 대화와 교류에도 나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실패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정 센터장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양국 미사일 지침이 완전 폐기된 데 대해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향후 전략사령부 창설을 통해 육군과 공군, 해군이 각기 운용하고 있는 미사일에 대한 통합된 지휘운용체계를 수립하지 않는다면 향후 미사일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국고 낭비가 이뤄지고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효율적 대응도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한국정부는 전략사령부 창설을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체계를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무한 군비경쟁 대신 기존의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남북 대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대면 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간 미사일 지침을 폐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도 기쁜 일이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하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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