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 이스타항공 M&A 흥행 성공, '코로나 백신'덕에 상황 180도 달라져

2021-06-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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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 매각 작업의 분위기가 급반전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항공업 회복 기대감을 이 같은 인기 몰이의 이유로 꼽고 있다.

 

[제작=아주경제 ]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 쌍방울그룹의 광림 등 10곳가량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한 의향서(LOI)를 접수했다. 특히 팬오션은 인수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는 등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본입찰은 이달 14일에 있을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지난달 한 중견 기업을 예비 인수 후보자로 확보한 상태다.
지난 몇 달간 이스타항공 M&A는 진행이 더뎠다. LCC 매력이 제로(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LCC들은 '하늘길'이 막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FSC)보다 해외여행 수요가 수익성을 더 크게 좌우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미·중 무역분쟁, 한·일 정치 갈등 탓에 어려움이 지속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설상가상'이었다. 그렇기에 LCC 상장사 4곳(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중 지난 3월 유상증자로 800억원 자금 수혈을 받은 티웨이항공을 제외하고 모두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자본잠식 상태란 기업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본총계(순자산)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회생 절차를 염두에 뒀던 이스타항공은 다른 LCC업체들에 비해 그나마 손실이 적은 상태다. 지난해 9월엔 보유 항공기 16대 중 10대를 반납했고, 직원 60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근로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이스타항공은 몸집이 가벼워지며 고정비 지출이 상당히 줄었다. 지난 3월부터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한 조치 역시 비용 축소 작업의 일환이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항공·여행 업계 등에 대한 포스트 코로나19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월 말 2만6900원이었던 대한항공 주가는 이날 3만43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백신 후 정상화 기대감이 있는 강원랜드 역시 같은 기간 2만5700원에서 이날 2만9500원으로, 하나투어는 6만5900원에서 9만3300원까지 주가를 높였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져 이스타항공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흥행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상직 의원의 구속도 흥행 요인으로 꼽고 있지만 설득력은 다소 떨어진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채무가 2000억원 수준이고, 청산가치가 24억원 수준으로 지분가치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해져 매각 가격이 2000억원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최대주주인 이상직 의원에게 매각 대금이 흘러갈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매각 대금은 체불임금·퇴직금 등 공익 채권에 먼저 쓰고, 이후 회생 채권 변제에 사용될 예정이다. 항공기 리스료, 공항사용료, 항공 유류비, 카드회사들이 받아야 하는 채무 등과 전환사채와 같은 금융채무가 후순위로 변제된다. 이론상으로 담보 채권이 중순위로 우선이지만, 이스타항공의 담보 채권은 없다.

이 중 후순위 채권들은 채무 재조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달리 말하면 인수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지분 가치는 없을뿐더러 후순위 채권도 상당 부분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순위 채권자들은 20~30% 정도는 변제받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수 뒤가 문제다. 신주 발행 방식으로 1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며 코로나19가 정상화될 때까지 손실이 예상된다. 또한 1년 정도 영업을 하지 않았기에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과 비용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스타항공의 매력은 코로나19 때 운항을 하지 않다 보니 누적된 손실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코로나19가 풀릴 때까지 매달 5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이후 항공 사업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크기 때문에 투자 매력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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