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백스(COVAX) 측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는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199만2000회 분(99만6000명 분)을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까지 1차분(170만4000회 분)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졌다.
2일 비정부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는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통일부 발언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북한으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작업은 진행 중"이라며 "북한과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잠정적인 백신 공급이 좀 더 가까워지면 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비는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협의체를 주도하는 기구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코백스와 북한 간의 백신 지원을 위한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경우 (접종계획 등) 협의가 지연돼 제공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초 5월까지 인도혈청연구소(SII)에서 생산되는 코로나 백신 170만회 접종분을 제공받을 계획이었다.
북한 백신 지원 지연은 인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북한 내부 문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백스 측은 북한에 백신 공급 조건으로 접종이 적절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링 요원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접종 대상자 등 상세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국을 겨냥해 "백신 국수주의,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전날 세계보건총회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74차 연례회의에서 성명을 내고 "다른 국가는 구매 능력 탓에 백신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백신 국수주의로 필요한 분량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하고 저장하는 불공평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