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랠리 철강주, 중국發 충격에 '휘청'

2021-06-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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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철강 가격 안정화 조치에 주가 하락 전환

증권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지속…中 충격 제한적"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시클리컬)로 꼽히며 지난 2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철강주 분위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철강 생산량 감축을 발표했던 중국이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을 통제하기 위해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철강주 주가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을 구성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주가는 지난달 11일 이후 평균 12.4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209.43에서 3203.82로 0.17% 하락한 것보다 큰 하락률이다.
종목별로는 고려아연과 영풍을 제외한 8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10% 이상 떨어졌다. 철강·금속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포스코(POSCO)의 주가는 40만9500원에서 35만5000원으로 13.31% 떨어졌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13.73%, 15.03% 하락률을 기록했다.

철강주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성장주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사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며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철강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주요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도 폐지하면서 철강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철강주 하락 전환 배경으로 중국 시장을 꼽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국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철강·철광석 선물 증거금 및 거래세 인상 등 가격 안정화 정책 등으로 가격도 떨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 내수 열연 가격은 t당 6800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2일보다 20%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원자재 수급 관리 및 가격 안정화 조치로 국내 철강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내수 업황 모멘텀 둔화는 동남아 등 아시아 권역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재 조정이 글로벌 철강 가격의 추세적 하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철강 가격 강세는 중국 선물 시장의 국지적 투기 수요가 아니라 전 세계적 상품 가격 랠리에 기반한 현상이어서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로 철강 가격이 하락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인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내구재 소비 호조와 건설 성수기 진입에 따른 철강재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또한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고 공급 부족 지속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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