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분기 중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2일 발표를 앞둔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 물가가 -0.3%를 기록했던 기저효과로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하반기에는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수확기가 도래해 농축수산물의 수급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국제 원자재 가격도 글로벌 공급 확대로 수급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 주요 기관의 시각인 점을 고려할 때 연간 기준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견과 단순한 순환적 상승세로 봐야 한다는 두 가지 시각을 모두 언급했다.
이 차관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금융시장 상황, 기후 여건,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특성상 내재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불거진 인플레이션과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과 조기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감이 잔존하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위험 요인들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4월 광공업·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일시 조정을 받았지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가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경기 선행지수도 11개월 연속 상승했고 수출은 조업일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5월 20일까지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하는 등 견고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카드 매출액 등 속보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내수와 소비심리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