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대국 중국이 한 가구당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한 지 5년 만에 산아제한 정책을 또 완화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인구절벽 위기에 맞닥뜨린 가운데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31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한 쌍의 부부가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와 관련한 지원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177만8724명으로, 10년 전보다 5.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이 해당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특히 지난해 신생아 수는 약 1200만명으로 2019년 대비 18% 감소했다. 감소폭은 1949년 중국 건국 이래 최대치였다. 지난해 중국 합계 출산율은 고작 1.3으로 초고령사회인 일본과 비슷했다.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15~59세)는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하며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성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졌다. 중국 인구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며 2~3년 내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을 허용한 건 이 같은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이날 중앙정치국회의에서도 "세 자녀 정책은 중국 인구구조 개선과 인구 고령화 대응, 중국 인력 자원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세 자녀 정책 허용으로 단기적으론 신생아 수가 두 자릿수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신증권은 단기적으로 중국 신생아 수가 10~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합계 출산율도 현재 1.3에서 1.5~1.8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출산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종 산아 장려나 육아 지원 등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급등하는 집값과 생활비, 과도한 육아부담 등으로 아이 갖기를 꺼리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