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자진 공개에 소통 전용 게시판까지... 신뢰 회복 나선 게임업계

2021-05-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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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3분기부터 "모든 유료 콘텐츠 확률 공개하겠다" 선언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 검증 정보 공개... 개선사항 안내 게시판도

권영식 넷마블 대표 "내부 전수조사 마쳐... 확률 최대한 많이 공개"

(왼쪽부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권영식, 이승원 넷마블 각자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각 사]


올해 상반기에 확률형 아이템의 낮은 확률, 소통 부재로 이용자들의 트럭 시위와 불매운동을 경험한 게임업계가 신뢰 회복에 나선다. 자발적으로 유료 콘텐츠의 확률 공개를 선언하고,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에 관한 개선 방안을 설명하는 게시판도 만들었다. 업계 일각에선 올해가 게임산업이 이용자 친화적으로 변화하는 과도기라고 분석한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부터 모든 게임에 차례로 모든 유료 콘텐츠의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공개하고 오는 12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엔씨소프트는 선제적으로 이를 적용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들을 모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확률 공개 대상이 아니었던 강화형·합성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고, 유료와 무료 요소가 결합된 아이템의 확률도 공개할 예정이다.

넥슨은 PC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 결과들을 월 단위로 공개하는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넥슨이 설정한 확률값과 실제 결과값을 비교해볼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초 확률이 ‘제로(0)’인 유료 콘텐츠의 존재를 명확히 알리지 않아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넥슨은 이에 사과하고 올해 안에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 ‘건의사항 알림판’을 두고 이용자 간담회에서 나왔던 요구사항에 대한 진행 과정을 수시로 안내하고 있다.

넷마블 또한 최대한 많은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달 신작 모바일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쇼케이스에서 “회사 전체의 방향성은 최대한 공개한다는 주의인데, 신규 게임은 더 공격적으로 확률 공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선 “(확률형 아이템의) 내부 전수조사도 마친 상태인 만큼, 이용자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선에서 간접적인 부분까지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일종의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게임사들은 그동안 확률 공개에 대해 ‘영업비밀’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투명한 게임 운영을 요구하자, 사업 논리를 고집하는 대신 이용자 친화적으로 사업 방향을 돌렸다. 트럭 시위와 불매 운동을 경험하면서 이용자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마자, 트럭 시위·불매운동 등을 경험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게임사들의 변화는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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