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 바이든입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사랑하죠.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짜입니다. 저는 혼자서 세 사람이 함께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어치웁니다." (2016년 5월 18일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
27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이스크림 사랑'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대학에서 경제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후 백악관 귀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바이든 대통령이 탄 차량은 예정에 없던 한 주택가로 향했다. 그가 내린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였고, 초콜릿칩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가게 앞에서 가게 점원들, 주변 시민들과 담소를 나눴다.
[출처=유튜브/CNN]
◇"나는 아이스크림 가이...아이스크림이 자양강장제"
바이든 대통령은 스스로를 '아이스크림 남자(Ice cream guy)'라고 부르며 '아이스크림이 자양강장제'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아이스크림 애찬론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미국 요식업 전문 매체 이터는 선거 자금 지출 내역을 인용해 2019년 4월 출마 선언 후 약 1년이 지난 당시까지 바이든 캠프가 무려 1만 달러(약 1118만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위터에서 "상원의원, 부통령, 2020년 미국 대통령 후보, 질 바이든 박사의 남편,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할아버지. 아이스크림, 비행사 선글라스와 암트랙(미국 철도)를 좋아함"이라는 소개글을 고정해놨으며, 같은 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손녀들이 "할아버지는 늘 아이스크림을 드시는데, 할머니가 보지 못하도록 냉장고 문을 열어 놓고 (그 뒤에) 숨어서 먹는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5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조 바이든에 대한 55가지 사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제조사인 '제니스 스플렌디드 아이스크림'의 땅콩버터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또한 'US위클리' 잡지는 "저의 가장 큰 악덕(Vice)은 민트가 아닌 초콜릿 칩 아이스크림"이란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초코칩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하는 맛으로 꼽기도 했다. 이는 지난 1월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트위터에서 '대국민 공개 질의'를 진행하며 공인하기도 했던 사실이다.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렌지맛 게토레이와 제로 콜라 음료수를 좋아하며 그의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는 낱개로 포장한 초코칩 과자와 소금물을 넣어 만든 사탕(태피 솔트)이 언제나 구비돼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식사 종류로는 붉은 토마토 소스의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 해리스 부통령과 점심을 할 때 구운 닭을 올린 샐러드를 먹고 이동 중엔 주로 식빵에 땅콩버터와 과일잼을 함께 바른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악관 보좌관들은 "대통령의 입맛은 5살짜리 어린아이와 같다"고 얘기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전혀 마시지 않기에 아이스크림과 같은 군것질 거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족은 나의 힘"... 바이든의 또 다른 원동력
특히, 첫 번째 부인이었어 닐리아 헌터 바이든과의 가슴 아픈 사연도 유명하다. 대학교 3학년 재학 시절 봄방학 시기 휴양지인 바하마에서 처음 닐리아를 만났다.
바이든은 당시 두번째 만남에서 20달러에 불과한 식사 비용을 내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닐리아의 어머니와 가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질문받자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1966년 결혼한 후, 1972년 바이든이 만 2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한 이후 같은 해 12월 18일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오는 길에 난 교통사고에 만 1살의 딸 나오미와 함께 숨졌다.
이 사고로 바이든은 미국 헌법상 최소 상원의원 연령인 만 30세가 이듬해 아들 보, 헌터와 함께 입원한 병상에서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했으며, 이후 가족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75년 영어 교사였던 질 트레이시 제이콥스 바이든을 처음 만났는데, 당시 첫 만남 이후 질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드디어 신사를 만났다"면서 기뻐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다만, 바이든은 닐리아와의 사별로 재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기에 질은 여러차례 청혼을 한 후에야 1977년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 후에도 질은 교육학 학위를 이어가며 영어 교사로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근무했다.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제46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가족과 함께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운데).[사진=유튜브/ABC 갈무리]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지난 2월부터 학사 일정이 일부 정상화하자 집무실에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밤 늦게까지 과제를 채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매일 아침 9시가 되기 전 함께 커피를 마시는 티타임을 가진 후 각자의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으며, 매 주말에는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을 따라 가족들과 함께 미국 델라웨어주 조지타운에 소재한 '성 트리니티 교회'의 미사에 참석한다. 이를 위해 바이든 부부는 약 25분 동안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동성결혼과 낙태 문제의 적극적인 찬성론자이기에, 정치 이력 동안 오히려 가톨릭 교회와 종교 세력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실제, 이와 같은 정치 입장 때문에 종종 미사에서 신부들로부터 영성체를 거부당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