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공급 가뭄 속에서도 건설사 4곳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1조 클럽'에 속속 진입하면서 수주 호황을 누린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사들이 소규모 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전국구 사업지로 눈을 돌린 결과다. 업계에선 정부의 공공재개발 활성화 의지와 재건축 정책 방향에 따라 '건설업 르네상스'가 펼쳐질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까지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국내 정비사업에서 1조원 이상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4501억원)과 노원구 상계2구역(2865억원), 경기 남양주시 진주아파트 재건축(1024억원), 경남 창원시 신월3구역(1881억원)을 수주하면서 이달까지 단일 수주액 1조271억원을 달성했다. 리모델링 공동 컨소시엄 수주액을 포함하면 총 수주액은 1조2012억원이다.
GS건설도 이달 누적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GS건설은 지난 3월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2196억원)을 시작으로 창원시 신월1구역 재건축(5554억원), 서울 문정 건영아파트 리모델링(2207억원),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933억원) 공사까지 4건을 수주하며 총 수주액이 1조890억원을 넘어섰다.
리모델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쌍용건설도 광명시 철산한신(4600억원), 송파구 가락쌍용1차(8000억원) 등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하면서 수주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달 태광맨션 가로주택사업(800억원), 대전 지역주택조가합사업(1400억원)까지 추가하면서 올해 목표 수주액을 상반기만에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 축소로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 매진하면서 수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공공재개발과 3기 신도시 개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효과가 가시화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사업확대'를 전망하는 의견이 많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개발과 재건축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중소규모의 리모델링 단지와 수도권 가로주택정비 사업지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지난해보다 빠르게 1조클럽에 진입한 건설사들이 많다"면서 "정비수주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 활성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꾸준히 비춰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