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육박하거나 넘어서면서 아파트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매매와 전세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내 집 마련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대부분 비규제지역에 해당돼 대출, 청약 등 규제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지방(수도권 및 광역시 제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전세가율)은 77.84%로 나타났다. 같은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전세가율이 65.1%인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높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82.19%로 가장 높았고 △강원 80.87% △충북 80.24% △전남 78.69% △경북 78.36% △충남 78.09% △경남 73.76%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지방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는 총 36만8091가구로, 직전 동기(2011~2015년) 43만8736가구보다 16%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가 26%(57만3017가구→72만6617가구)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지방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월~3월) 지방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6만7154건으로 전년동기 5만5508건보다 20%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청약 광풍의 원인을 지방 대부분이 비규제지역에 속해 있어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고강도 규제가 잇따르면서 대출이나 청약, 전매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방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은 갈아타기 수요가 풍부하고, 높은 전셋값에 따른 매매가 상승 여력도 높은 편이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신규 단지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되고, 수도권이나 광역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규제 부담이 낮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에서 공급되는 신규 분양 단지를 주목하는 것도 내집마련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6월 전라북도 익산시 마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익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면적 59~126㎡ 총 454가구로 구성되며, 전북 익산에 들어서는 첫 번째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다.
이달에는 DL이앤씨가 충청남도 서산시 석림동 일원에 'e편한세상 석림 더노블'을, 포스코건설이 경상남도 거제시 상동동 거제상동4지구 일원에 '더샵 거제디클리브'를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