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만화 앱 '픽코마(piccoma)'를 운영 중인 카카오재팬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
20일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앵커에퀴티파트너스를 포함한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재팬의 투자 유치는 일본 콘텐츠 기업이 올해 외부에서 유치한 투자 중에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재팬의 기업가치는 약 8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픽코마는 6조원 규모에 달하는 일본 만화시장에서 지난해 7월부터 만화 앱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 현지 '망가(일본 단행본 만화)'를 디지털로 전환하며, 온라인에 최적화된 한국형 웹툰 비즈니스를 현지화하는 데 성공한 결과다.
카카오는 "투자자들은 카카오재팬과 픽코마가 '마떼바0엔(기다리면 무료)'으로 대표되는 한국형 사업모델을 일본에 정착시킨 것을 높게 평가했다"며 "지속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투입해 일본 현지 이용자의 기대감을 끌어내는 등 성장 가능성도 입증했다"고 투자 유치 비결을 설명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픽코마는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 일본의 단행본 중심 판매 방식과 한국의 에피소드 중심의 판매 방식을 결합했다. 이를 토대로 일본 현지에서 만들어진 디지털 망가의 매출이 경쟁업체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웹툰 콘텐츠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보다 6배 이상 급성장했다.
또한 4월 말부터 시작된 일본 황금연휴 시즌에 맞춰 공격적인 TV 광고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지난 5일 일 거래액 45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카카오재팬은 한국과 일본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양국에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한국에는 '스튜디오 원픽'을, 일본에는 대원미디어의 자회사 스토리작과 함께 '셰르파 스튜디오'를 세웠다. 두 곳에서 양국의 우수한 웹툰·망가 창작자를 발굴하고, 픽코마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할 계획이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픽코마는 출시 4년 만에 글로벌 1위 서비스로 올라서며 전세계 콘텐츠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러한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에게 높게 평가받아 고무적이다. 픽코마 서비스 발전과 창작자 육성에 더 과감히 투자해 웹툰과 망가가 글로벌 메인 콘텐츠로 자리 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투자 유치를 이끈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카카오 해외 자회사의 첫 투자 유치 사례이자, 올해 일본 콘텐츠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에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를 적극 확보해 시장을 선도하고, 잘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카카오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