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AT&T는 자회사인 워너미디어를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새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새 회사 지분은 AT&T와 디스커버리가 각각 71% 29%씩 나눠 갖는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부채를 포함해 총 430억 달러(약 48조5470억원)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AT&T의 행보를 통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한다. 워너미디어 분사로 5G 투자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IT 전문매체 피어스 와이어리스는 "AT&T는 모바일과 고정 광대역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워너 미디어 사업부를 매각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새로운 AT&T에 대한 목표는 간단하다.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통신 사업의 추진력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최근 C밴드 경매에서 획득한 주파수 자산을 효과적으로 배치해 오는 2023년 말에는 해당 주파수로 약 2억명에 달하는 고객의 접속점(PoP)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T&T는 디스커버리·워너미디어 간 계약이 오는 2022년 종료되면 연간 자본 지출을 240억 달러(약 27조960억원)로 늘려 5G와 광섬유 광대역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버라이즌은 사모투자회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야후를 매각해 50억 달러(약 5조6450억원)를 확보했다. 아폴로 측은 버라이즌에 42억5000만 달러(약 4조7983억원)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사업체 지분으로 넘기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버라이즌 또한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현금을 5G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버라이즌은 5G 시장 선점을 위해 530억 달러(약 59조837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에만 5G 네트워크 장비와 광섬유 케이블 등 필수 장비 확보에 215억 달러(약 24조2735억원)를 쓸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본업인 이동통신 사업에 한계를 느끼고 지난 2015년과 2017년 AOL과 야후를 각각 인수해 오스(OATH)라는 미디어 그룹을 출범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을 넘어서는 미디어 기업 건설을 목표했으나,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허핑턴포스트와 텀블러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기도 했으나 미디어 부문의 실적 악화는 계속됐다. 최근 5G 투자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탄 마련을 위해 실적이 부진한 미디어 부문 매각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