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대란] 빛 보는 기업 해외자원 투자....정부 성과는 제로

2021-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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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원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이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자원 투자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자원 수급 불안이 본격화되자 정부 중심의 해외자업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에 매장돼 있는 리튬의 가치는 현 시세를 적용해 35조원에 달한다. 리튬 시세가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급등한 것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가 1조3000억원을 투자한 호주 로이힐 광산은 올해 1분기 배당금으로 1500억원을 포스코에 지급하기로 했다. 철광석 수요가 늘고 가격이 급등하는 만큼 올해 2분기 이후의 배당금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힐 광산은 단순히 배당금만 지급하는 것이 아닌 포스코의 철광석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POSMAC 철광석 사업, 브라질 CBMM 니오븀 투자, 캐나다 AMMC 철광석 사업 등이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동시에 자원 수급 안정화에 기여 중이다.

SK그룹에서는 SK E&S가 10년간 추진해온 해외 가스전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 SK E&S는 최근 2012년부터 개발한 호주 바로사-깔디따 해상가스전의 최종투자의사결정(FID)을 선언하고 매장량 7000만톤(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에 본격 착수했다.

가스전 지분 37.5%를 보유 중인 SK E&S는 향후 5년 동안 총 투자비 37억 달러 중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14억 달러를 투자해 2025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130만t의 LNG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과거 해외자원 투자에 대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가 최근에 빛을 본 사례라는 것이다. 개발 리스크가 크고 실패 시 배임 등 책임을 물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은 해외자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 투자 등 해외 자원 투자로 인해 경영진이 배임 혐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정부도 해외자원 투자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지난해 해외자원 투자 실적은 전무하다. 외적으로는 자원공기업의 정상화 작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원인이지만,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흔적 지우기를 하면서 해외자원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는 재생에너지, 전기차와 같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전략 광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역대 최고인 11억7000만t의 철광석을 수입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니켈 등 전략 광물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자원개발 중장기 로드맵인 ‘자원개발 기본계획 2020~2029년)’을 통해 민간기업의 자원 탐사 사업에 정부의 출자를 강화하는 방식을 내놨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물론 시작도 제대로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자원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경우 한국의 경제가 멈출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해외자원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정부도 공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자원 확보에 나서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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