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별세한 후 유족들은 지난달 30일(납부기한) 상속세 약 12조원을 신고했다.
해당 금액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대 수준의 상속세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렇다면 이 같은 금액은 어떻게 산정되었을까.
결과적으로 이 회장은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할증 대상(60%)임에 따라 이 같은 상속세가 산출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상속세) 과세율이 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너무 높을 뿐만 아니라 가업상속을 장려하기 위해서라도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승계와 관련해 상속세 최고세율(50%)은 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최대주주 할증 평가 시 사실상 1위(60%)이며, 2018년 기준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도 OECD 국가 중 셋째다.
뿐만 아니다. 소득세와 상속세의 최고세율 합계를 보면 일본(100%) 다음으로 2위(92%)인데 기업승계 시 최대주주할증평가를 적용하면 10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인 25% 수준으로 인하하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계 및 세무업계는 의견이 분분하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상속세의 중과세는 경영의 축소나 매각을 유인해 기업의 유지·발전을 저해하는 조세장벽으로 작용한다”며 “기업승계에 대한 상속과세의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과도한 상속세로 인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무법인 우주 홍성범 대표세무사(전 서초세무서장)는 “국가 또는 민족마다 문화의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부가 100% 양성화된 상황이 아니다. 만약 부가 100% 완전히 드러난 상태에서는 조금 낮추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상속세는 이른바 ‘부자세금’”이며 “ 서민들의 경우 10억원을 넘어야만 그때부터 상속세를 납부한다”며 “차라리 20억 미만은 세율을 낮추고, 그 이상에 대해 세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상속세와 관련해 최고세율이 50%라는 점은 과도하다”며 “50%의 세율을 적용하다 보면 3대에 걸친 상속이 이뤄질 경우 기업 가업 재산이 12.5로 줄어드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할아버지대 100의 재산이 한 번 상속이 되면 50이 되고, 아버지대에서 25가 되고, 3대인 본인이 사망하면 12.5로 줄어들게 된다”며 “3번의 상속이 이뤄지면 100이 12.5까지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0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상속세 납부 대상자는 8357명으로 전체 상속인(34만5290명)의 2.4% 수준이다. 나머지 97.6%는 인적·일괄·배우자 상속 공제 등 각종 혜택을 받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