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축배 들었나"... IT업계, 연봉 인상·성과급 잔치에 수익성 악화 '몸살'

2021-05-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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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3N, 인건비 급증으로 영업이익 타격

경쟁적 연봉 인상, 특별 인센티브 지급 영향

네이버 카카오도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 급증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IT업계의 올해 첫 분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연초부터 시작된 연봉 인상 경쟁, 성과급 지급 등으로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일각에선 IT업계가 성장의 과실을 너무 빨리 나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반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2021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게임업계 빅3(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중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넥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인건비는 총 139억엔(1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 2분기에도 인건비 지출 확대의 영향이 지속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5% 줄어들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5% 감소했다. 인력 증가, 일회성 특별 성과급, 정기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인건비가 전분기 대비 25.8%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개발직군의 연봉 1300만원, 비개발직군의 연봉 1000만원을 인상하고, 4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에게 800만원의 특별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넷마블도 인건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증가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1분기에는 출시 신작 부재와 인력 증가, 연봉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다소 실적이 정체됐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건비 부담에 수익성이 다소 주춤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주식보상비용의 증가 등으로 영업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3% 증가한 1조2102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전 직원에게 3년간 자사주 1000만원어치를 주는 ‘스톡그랜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9년부터는 매년 전 직원에 1000만원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지급해왔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가상승 이후 기존에 부여했던 주식보상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올해 스톡옵션뿐 아니라 스톡그랜트도 있기에 전체적으로 비용은 증가할 예정”이라며 “주식보상 비용만 놓고 보면 전년도 비용보다 전체적으로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또한 신규 채용 확대로 인한 인건비 증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IT업계가 올해 첫 분기부터 인건비가 급증하자, 성장의 과실을 너무 일찍 나눈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라는 외적 요인 때문에 성장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코로나 호황은 일시적으로 로또를 맞은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건비 급증은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전 직원 연봉 인상, 대규모 인재 채용이 다시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선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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