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올라도 안 판다"…'버티기' 들어간 다주택자

2021-05-0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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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보유세·거래세 10%p↑…다주택자는 요지부동

6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시민들이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서울시가 여의도·압구정·목동 등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후에도 재건축 단지의 과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으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5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올라 지난주(0.0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다음달부터 강화된 양도세와 보유세가 부과되지만 다주택자 상당수는 '절세 매물'을 내놓는 대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달 말 잔금을 완납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고도 호가는 시세 수준에서 내리지 않아 '거래 절벽'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9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물은 10일 전과 비교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제주(-7.7%)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전북(-5.9%), 경북(-4.6%), 인천(-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1.2%)과 경기(-1.7%)에서도 줄었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 4만건을 밑돌다가 지난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4월 들어 4만8000건을 넘어섰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쌓인 것이다. 6월 1일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현재보다 10%포인트 올라가는 것도 매물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6000∼4만7000건대로 다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대부분 버티기 모드로 전환해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7527건에서 올해 1월 5776건, 2월 3865건, 3월 3758건으로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특히 압구정동과 같은 재건축 추진 지역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물 감소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따금 성사되는 계약에서는 신고가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는 이달 들어 25억2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같은 면적의 종전 최고가(24억6300만원)를 경신한 역대 최고가다.

이달 조합설립 인가를 목전에 둔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도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역대 최고가인 7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에 나왔던 다주택자들 매물이 들어갈 때가 됐다"며 "6월부터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하반기 대선 이슈가 부각되면서 개발 호재 발표와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하면 아파트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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