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거 안호상 초대 문교부 장관의 말처럼 "우리나라 국토가 만주까지라는 것을 강조해야 함에도 ‘무궁화 삼천리’로 영토를 한정시켜 일제의 반도 사관과 흡사하다는 것"이 애국가의 더 큰 문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문제 인식에 기반해 애국가 가사 하나하나를 샅샅이 해부해 거기에 숨겨진 친일코드를 논증하고 애국가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있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다.
강효백 교수는 한국 독립운동이나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과거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외교관으로 재직할 시절 인민일보에 상하이 임시정부에 관한 기사를 대서특필하게 하고 한국인 최초로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무궁화의 두 얼굴'이라는 신간을 내고 무궁화가 알고보면 '일본의 꽃'이라는 논증을 펼쳤다.
저자가 지난 2018년 겨울부터 아주경제신문에 연재해 온 '강효백의 신(新)경세유표' 칼럼 중 애국가 관련 글들을 골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애국가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유엔 회원국 193개국 국가를 비롯해서 국민가요, 군가 등 애국가 류 800여곡의 가사와 곡, 작사자와 작곡자, 법적 지위, 발생과 변화과정을 전수 비교분석했을 정도다.
'애국가가 아닌 새로운 국가(國歌)를 제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애국가 첫 소절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부터 소멸적, 퇴행적 대구라며 조목조목 따진다.
특히 이 소절이 '물이 마르고 산도 닳아서 헤쳐 나올 수 없는 절망적 처지'를 표현한 일본의 사자성어 '수궁상진(水窮山尽)’이나 '마른 물과 닳은 산처럼 전쟁후 남겨진 망한 나라의 처량한 풍경을 의미하는 '잉수잔산(剰水残山)'에서 따왔다는 것이다.
2절 첫 소절인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도 과거 한국의 남산에는 소나무가 없었던 데다가 일본에서 소나무는 철갑 입은 사무라이를 뜻한다며 '소름 끼치는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애국가의 친일 코드가 일본 '찬미가'와 '애국행진곡'에서 시작함도 파헤친다.
저자는 해방 후 75년 역사 속에서도 애국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새 국가를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전 세계 역사 속에서도 국가를 바꾼 나라가 108개국에 달한다며, 대한민국도 친일 유전자를 지닌 애국가 대신, 새로운 국가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