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자기술] 정부 주도 합의체 출범…실제 기술 적용에 박차 가할 듯

2021-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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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양자기술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산업계와 함께 정보 처리 및 통신에 사용되는 양자기술 공동 연구에 나설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5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앞서가고 있는 양자기술 분야에서 일본도 적극적인 추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5월 중 도요타 자동차나 도시바, NEC 등 50개 기업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발족해 양자기술 발전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앞서가는 미·중···일본 추격전 거세진다 
양자기술은 물리법칙인 양자역학을 정보통신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다. 고속계산이나 통신 분야가 대표적인 활용 분야다. 컴퓨터 처리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산업 발전의 '게임처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암호의 안전성 확보나 정보수집 분석 능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는 분야임과 동시에 첨단기술 개발 능력과도 연관돼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정보기술 관련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에는 136조원에 달하는 규모로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양자기술 투자는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 국가양자이니셔티브(National Quantum Initiative Act)가 제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2월 21일 무려 12억 달러를 양자컴퓨터 연구에 쏟아붓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앞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가 발표한 ‘양자정보과학 국가전략’을 바탕으로 수립된 것이다. 양자정보과학기술의 연구·개발·시연·응용 지원, 범부처 계획 조정 및 연방기관간 활동 연계, 산·학·연·관 협력 촉진, 국제 표준 개발 가속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일찌감치부터 양자기술 선도에 나섰다. '양자굴기'를 통해 차세대 기술 주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은 중국 정부 산하의 군사기술업체 중국전자과학기술그룹이 자체 연구·개발 중인 초전도 단일 광자(빛의 양자 상태)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수백㎞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재래식 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한 스텔스기의 위치이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미 2016년부터 스텔스기 탐지에 성공한 중국의 양자레이더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을 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2004년부터 양자 암호통신망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6년에 중국은 세계 최초 양자위성통신 '묵자(墨子)호'를 창정2D 로켓에 실어 발사했고, '위성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1120㎞ 떨어진 거리에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세계 최장 2000㎞ 구간 양자 암호 통신망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8년 양자컴퓨터 개발을 직접 언급하면서 산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중국은 중국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학을 중심으로 연 2000억원 규모로 기초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화웨이, 바이두, 번위안양자(本源量子) 등 기업들도 역시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시 주석은 양자과학기술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향후 중국 양자 굴기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른바 지식재산 선진 5개국(한국, 미국, 중국, 유럽, 일본)에 출원된 양자정보기술 관련 특허는 지난 10년간 총 6777건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233건으로 33%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았다. 중국은 1978건(28%), 유럽 1296건(19%), 일본 665건(10%) , 한국 615건(9%) 순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 특히 양자통신·암호의 연구에서 일정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분야의 하드웨어 관련 특허 건수는 도시바가 세계 1위이며, NEC나 NTT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의회에는 후지쓰와 히타치, NTT그룹 등도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2022년 중에 법인화하며, 기금으로 만들어 투자를 주도하게 하는 방안도 있다."고 보도했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의 주요 출원 기업은 도시바로 203건으로 7.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곳은 89건(3.2%)을 기록한 화웨이였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학계도 함께
일본은 일부의 연구에서 우위에 서 있지만, 인프라에 있어서는 중국이 훨씬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구성되는 협의회는 연구 결과를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한 협의회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양자기술 역량을 한데로 묶어 시너지(상호상승) 효과를 내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보와 기술을 집약해 기술 개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물론 전문성 높은 인력을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후지쯔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사토 신타로씨는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맡는 것은 힘들다."면서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다른 기업과 대학들과 폭넓게 제휴하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히타치 제작소 역시 "양자기술은 중장기 연구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협의회는 복수의 전문 분야별로 또 나뉘어지고 분야별로 축적된 기초 연구를 기반으로 추가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양자기술은 물질 분류에 대한 정보 처리가 빨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약이나 소재의 개발의 효율이 높일 수 있으며, 새로운 산업의 창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의회는 고도의 인공지능(AI)이나 새로운 금융상품 만들기 등에 응용될 수 있는 국산 양자 컴퓨터의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부터 양자기술 개발에 대한 지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는 미국과 협력에 나서면서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중국의 '양자기술'에 맞서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자 기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양자과학의 연구나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양자기술은 산업정책 관점에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분야"라면서 "민관학이 일체가 되어 양자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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