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마무리’ 삼성, 합병 의혹 재판·반도체 투자 ‘과제 산적’

2021-05-0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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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공방으로 이미지 추락 부담...美 투자 확대도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유족들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 문제를 무사히 매듭지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삼성의 미래를 위한 비전 수립과 과감한 실행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삼성물산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 재판(이하 삼성 합병 의혹 재판)의 조속한 마무리가 필요하다. 또한 반도체 메모리 부문 1위인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멈출 수 없는 과제다.

5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고 이 회장이 보유했던 주요 계열사 지분 상속에 따라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삼성생명의 2대 주주, 삼성전자의 개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룹 총수로서 지배력을 확고히 다진 것이다. 여기에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2.3%)에 올라서며 향후 위기 상황에서 아들의 그룹 지배력을 지원 사격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주경제 그래픽팀]


견고한 지배력을 확보했지만, 이 부회장은 또다시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상태다. 삼성 합병 의혹 재판이 지난달 23일 본격화 하면서, 이 부회장은 지루한 법정 공방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판에 앞서 급성 충수염까지 발병, 체중이 8㎏이나 빠진 이 부회장은 1차 공판에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재판이 길어지면 질수록 이 부회장의 스트레스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으로서도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그룹 이미지 추락에 대한 부담도 크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건이 국정농단 재판 못지않게 혐의 입증과 반론 등에 장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최소 비용으로 승계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불법 개편하고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합법적 경영 활동이라며 검찰의 주장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6일 예정된 2차 공판에도 이 부회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반도체 투자 건은 삼성 합병 의혹 재판보다 더 시급하면서도 쉽사리 풀기 어려운 문제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조속한 결정이 시급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자국주의’로 인해 국제 정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열린 '글로벌 반도체 CEO 서밋(Summit)'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했고 이후 대미 투자 압박을 받는 상태다. 미국 기업인 인텔과 대만 TSMC 등이 잇달아 미국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업계는 당장 국내 투자계획부터 확정할 것으로 점친다. 이르면 내달 정확한 국내외 투자 규모를 확정,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올 하반기에는 경기 평택캠퍼스 P3 라인 신규투자 등 국내 투자 계획도 확정 지을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 오스틴시에 운영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증설할 계획으로 세금 관련 인센티브를 협의 중인 상태다. 보다 구체적인 미국 투자계획은 이달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발표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계획 중인 반도체 관련 투자액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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