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신세계그룹이 여성 패션 플랫폼 더블유(W)컨셉코리아를 265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카카오도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를 사들였다. 정확한 지그재그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인수 협상에서 지그재그는 1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10월 설립된 회원수 500만에 육박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현재 입점 브랜드 4700여곳을 가지고 있어 여성복 플랫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매출은 710억원으로 전년보다 36.3%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W컨셉을 사들이면서 "2030세대가 선호하는 독창적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패션 라인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백화점 중심의 고급 명품 브랜드 외에도 독보적 패션 경쟁력을 갖춰 시장 내 지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소비 '큰손'으로 급부상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대기업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0대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앱 순위에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11번가·G마켓·위메프·티몬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 강자를 앞서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지난해 의류 시장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대 패션 플랫폼으로 꼽히는 무신사(1조2000억원), 지그재그(7500억원), 에이블리(3800억원), W컨셉(3000억원), 브랜디(3000억원) 등 빅5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거래액은 3조원을 넘겼다. 반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코로나 여파로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에 그쳤다.
패션 이커머스 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최근 발간한 '디지털 시장 전망 2020' 보고서를 보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패션 분야가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해 약 5251억 달러(609조9037억원)에서 오는 2024년 9530억 달러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의류 부문 매출은 지난해 3435억달러에서 2024년 6497억 달러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