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정부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자 기획재정부는 오는 6월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정)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3% 중후반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정부가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4% 성장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해에도 하경정 발표 시기를 6월로 앞당기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다.
기재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하경정 발표 시기를 한달 앞당긴 바 있다. 올해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점,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 하경정 발표 시기를 조정했다.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3%대 중후반이다. 지난해 말 성장률을 제시할 때는 확정되지 않았던 추가경정예산의 효과를 반영하고 예상보다 빠른 회복 속도를 고려한 수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분기 GDP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1분기 실적과 4월 지표, 주요 기관들의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 경제는 당초 예상한 3.2%를 상회하는 성장경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중순 발표하는 하경정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제 성장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기 위해 4% 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지난해 하경정에서 정부는 0.1% 성장을 예상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였으며 종식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다.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0.1% 성장률은 숫자 자체보다는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의지를 드러내는 부분도 있는 만큼 4, 5월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면 현재 언급되는 3%대 중후반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망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 상향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1분기 성과가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1.6%, 작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데 있다. 1분기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1.8% 포인트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내수는 지난해 3분기(-1.4%포인트)와 4분기(-0.3% 포인트) 성장률을 끌어내린 바 있다.
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3% 증가하며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올해 2~4분기 분기마다 0.5%씩 성장하면 연간 3.6%의 성장률을, 0.7~0.8% 수준으로 성장이 이어지면 연간 4% 성장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4% 이상으로 높였다. JP모건은 4.6%를, 골드만삭스는 4.1%를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LG경제연구원이 4% 성장을 예측했다.
4% 성장률 달성의 핵심 요인은 백신 접종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3.5%의 성장률 전망을 제시하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낮게 유지된다면 다음달 4%로 예측치를 높일 여지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