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섬 이상국의 뷰] 이건희 컬렉션 애장품 1호, 김홍도 '추성부도'의 비밀

2021-05-0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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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 컬렉션의 대방출(1)] 송나라 구양수와 조선 김홍도, 추사 김정희의 마음을 흔든 '가을소리'

[김홍도 작품 '추성부도']



[초일류 컬렉션의 대방출(1)] 김홍도의 '추성부도'


4월 28일 국가 기증으로 내놓은 이건희컬렉션 중에서, 무가지보(無價之寶,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로운 것)로 꼽히는 작품으로 단원 김홍도(1745~1806(?))의 '추성부도(秋聲賦圖)'를 빼놓을 수 없다. 추성부도는 송나라의 유명한 수필(賦,부)을 화제(畵題, 그림주제)로 삼은 작품이다. 추성부도에는 삶과 죽음의 심오한 인식이 숨어있고, 추사 김정희의 그림인 세한도의 그림자까지 어른거린다. 생전의 이건희회장이 애지중지한 이 그림 속에 숨은 비밀을 엿본다. 

김홍도는 죽기 전, 왜 이 그림을 그렸나

김홍도는 한국 역사를 통틀어 인지도가 가장 높은 직업화가다. 36세때 어진(御眞)화가로 활동하면서 정조의 초상화를 그렸다. 44세때는 쓰시마섬으로 건너가 일본지도를 그려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영조.정조 시대에 활동하면서 새로운 조선화풍을 주도했다. 당시 청나라를 통해 익힌 서양화법을 도입해 원근감을 드러내는 기법을 구사했다.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불교의 탱화, 산수화, 인물화, 영모화(새와 짐승 그림)와 같은 다양한 장르에서 최고로 손꼽혔다.

보물 1393호로 지정된 '추성부도'는 중국 송나라 구양수(1007~1072)의 수필(賦), '추성부(秋聲賦)’를 그림으로 표현한 김홍도의 만년작이다. 그림 왼쪽에는 '추성부' 전문이 적혀있으며, 끝부분에는 '을축년 동지 후 삼일, 단구(丹邱)가 베껴쓰다'라고 기록해놓았다. 단구는 김홍도 호(號) 중의 하나다. 을축년은 1805년이며, 작품을 제작한 시기는 그가 죽기 전 해의 겨울로 본다.

김홍도는 이 해에 김생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백우감기심(百憂感其心)'이란 표현을 썼다. 이 말은 바로 구양수 추성부에 나오는 구절로, '백 가지 걱정이 그 마음에 느껴진다'는 뜻이다. 당시 그는 어린 아들 김양익을 키우는 문제와 출가한 딸 문제로 걱정이 많았던 때였다. 결코 짧지 않은, 추성부 전문(全文)을 그림 옆에 제발(題拔)로 베껴쓰고 글 속에 담긴 분위기를 화폭에 공들여 표현한 까닭은, 죽음을 의식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작업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을밤 무시무시한 소리를 듣다

화면 중앙엔 집 한 채가 보인다. 중국풍의 초가집이다. 그 옆에 이어진 집 하나가 언덕 아래쪽으로 들어가 살짝 감춰져 있다. 넓지 않은 마당이 펼쳐져 있고 마당의 끝에서 왼쪽으로는 바위 언덕이 또 하나 솟아있어서 전체적으로 건물을 포옥 감싸고 있는 풍경을 부감(내려다보기)하듯 그렸다. 집을 둘러싼 나무들은 잎이 떨어져 앙상해져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듯 동세(動勢)가 느껴진다. 왼쪽 언덕 위엔 또다른 초가집이 하나 보이고 그 위로 둥근 달이 떠 있다.

중앙 초가의 둥근 창에는 구양수가 앉아있는 것이 보인다. 그는 창 밖을 내다본다. 그 시선 끝에는 작은 체구의 아이가 왼쪽 팔을 들어 달이 떠있는 곳 쪽으로 가리킨다. 마당 한켠에는 학으로 보이는 새 두 마리가 아이가 팔을 가리키는 쪽으로 목을 빼고 있는 것이 보인다.

추성부는, '가을소리에 관하여'라는 의미로, 어느 가을 밤에 방안에 앉아서 책을 읽던 구양수가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끼고, 아이를 불러 무엇이 소리를 내는지 보고 오라고 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홍도는 추성부를 읽으면서, 엄습해오는 인생의 가을을 느꼈다. 소리 없는 소리로 침투해오는 그 스산하고 쓸쓸하고 엄혹하고 사무치는 소리. 단원의 시대로부터 700년 전에 한 시인이 느꼈던, '가을의 소리'를 김홍도는 죽음이 임박한 어느 겨울에 무서우리만큼 뚜렷이 추체험하면서 그 글이 드러낸 살풍경을 가감없이 그려보고자 했을 것이다.

심부름 하는 아이는 달이 떠있는 언덕 쪽으로 한참 나가서 구양수가 말하는 '소리'가 어디에서 났는지를 살펴보았으나 뚜렷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별과 달이 밝고 맑으며 은하수가 하늘에 환할 뿐이며 사방에 사람 소리는 전혀 들을 수 없다고 아이는 보고한다. 혹시 무슨 소린가 들렸다면 그건 아마도 나무들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인다. 나무들 사이에서 나는 소리! 그 말에 구양수는, 문득 큰 깨달음을 얻는다.

무성한 것들을 처형하러 온 저승사자

가을소리는 어디서 오는가. 가을의 얼굴은 밝고 맑다. 가을의 기운은 차갑다. 가을의 뜻은 쓸쓸하다. 봄과 여름을 지나면서 풀들은 무성해지고 나무는 울창해진다. 그때 가을이 다가와 풀을 휩쓸어 빛깔을 변하게 하고 나무를 흔들어 잎이 떨어지게 한다. 왜 이러는가. 가을의 기세는 준렬함이기 때문이다. 왜 준렬한가. 그는 죽음을 가지고 온 저승사자이기 때문이다. 피어나 무성해진 것들을 제거하는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숙살(肅殺, 처형)을 하러온 것이다. 가을은 사물을 상하게 하고 마침내 죽인다.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때가 되어서 죽이는 것이다.

구양수가 나무들에게서 들었던 소리는 숙살의 살벌한 소리들이었다. 나무들은 마음이 없으니 그저 바람에 지면 그만이다. 그런데 인간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백 가지 근심을 하고 만 가지로 근심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그러니 피로하고 괴롭다. 조선의 화가 김홍도가 100퍼센트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바로 여기였다. 그림은 마른 나무들과 쓸쓸한 가을밤 속에 갇혀 있는 인간을 그린 것이다. 봄을 만든 조물주가 가을도 만들었다. 조물주가 하는 일을 누가 감히 손사래치겠는가. 가을소리는 결국 신이 들려주는 죽음의 시계소리였다.

그런데 심부름하던 아이는 이런 뜻에는 관심도 없는 듯 벌써 잠들어 버렸다. 죽음에 대해 이해할 나이가 아직 아니기에 이런 행동이 당연하다. 사방엔 벌레소리만 찌르륵찌르륵 자신의 한탄소리를 삼켜버리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 아이러니가 삶의 비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추성부는, 인간 생멸의 엄혹함을 가을소리라는 소재로 표현한 잊지못할 절창이다. 창칼을 들고 나타나 무자비하게 생명을 베어내는 가을의 '숙살'에,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이 놀라워 하고 억울해 하지만 그걸 거역하고 달리 살아낸 이는 없다는 것. 가을을 맞는 인간은, 그 쇠락과 소멸을 인정하고 생에 겸허해지고 탐욕과 걱정을 더이상 늘리지 말라고 이 그림은 그 옆에 써놓은 시와 함께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추사 김정희 '세한도']


추사 세한도에 김홍도 추성부도가 숨어있다?

추성부도는 이 그림이 그려진 당대에도 강렬한 울림을 주었을 것이다. 구양수의 문장으로 외웠던 그 말들이 김홍도의 그림으로 나타났을 때 당시의 지식인들은 치열하고 헛된 조선 당쟁의 미망 속에서 빠져나와, 삶의 숙연함을 읽고 탐욕과 오만을 내려놓으라는 이 겸허의 경(經)을 제대로 읽어냈을까. 아마도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르긴 해도, 김홍도와 비교해 40년쯤 연하였던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죽음을 방불하던 고통의 유배시절에 비슷한 깨달음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주도의 어느 푹푹 찌는 여름날에 그려진, 그의 그림 세한도는 '겨울 실경(實景)'이 아니라 인간세상의 염량(炎凉, 뜨겁게 달아오르고 싸늘하게 식어내림)을 그린 것이었다. 그를 따르고 아끼던 많은 사람들의 호의의 온기(溫氣)가 빛의 속도로 영하로 내리꽂히는 그 추위에 치를 떨면서 그렸을 세한도에는, 묘하게도 김홍도 '추성부도'의 구도와 그림 가운데의 중국식 초옥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집을 둘러싼 나무들 또한 비슷한 이미지로 버티고 서 있다. 다만, 세한도의 나무는 잣나무와 소나무로 겨울까지 버티고 있으며, 김홍도의 나무들은 낙엽송으로 가을의 칼날에 잎들을 떨어뜨린 것이 다르다.

추사가 굳이 김홍도의 그림을 떠올리며 세한도를 그렸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추사 나이 19세때 그려진 추성부도를 아마도 한번은 보았거나 혹은 그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수 있다. 그때의 감흥과 경탄이 남아, 그의 무의식 속에 '엄혹한 시간의 심판'의 원형적 이미지로 자리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두 천재의 영감 속에 우연히 드나들었을 동일한 이미지가 말하는 것은, 인간의 허욕과 어리석음에 대한 경고일 것이다. 세한도가 추성부도에 닿아있었을 수 있는 점은, 당대 지식의 사유들이 같은 기류로 출렁이며 흐르고 있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탐욕과 갈등으로 들끓던 시절의 온갖 우환과 허무함,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불안과 현기증은, 추성부도를 낳았고 이후 세한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추성부도는 그런 측면에서도, 값진 스스로의 자리를 지니고 있다.

김홍도의 이 그림은 대한민국의 보물로 지정되었고, 이건희컬렉션에서 가장 아끼는 애장품 중의 하나로 오래 보관되어 있었다. 생전의 삼성회장은, 이 그림을 보며 기업인으로서의 성취 뒷면에 스물거리는 무상(無常)과 인간의 한계를 깊이 깨달으며, 주어진 시간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는 인간으로서의 겸허를 돌이켰을까. 이 그림이 문득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이들에게 가을소리의 깊고 간절한 뜻을 새기게 할 수 있다면, 우린 참되고 아름다운 그림 경전(經典) 하나를 제대로 만날 수 있게된 것이라 할 수 있으리라.
 

[고 이건희 삼성회장.]



다음은 필자가 직접 새롭게 번역한 송나라 구양수의 '추성부'이다.


▶ 추성부 (秋聲賦)
- 歐陽子(구양자, 구양수(歐陽修)선생)


方夜讀書, 聞有聲自西南來者, 悚然而聽之 異哉
방야독서, 원유성자서남래자, 송연이청지왈 이재

사방이 깜깜한 밤에 책을 읽는데, 서남 쪽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기분이 오싹해져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묘한 소리로다


初淅瀝以蕭颯 忽奔騰而砰湃 如波濤夜驚 風雨驟至
초석력이소삽 홀분등이팽배 여파도야경 풍우취지

처음엔 쓸쓸한 바람이 나무를 스쳐서 내는 소리인가 했더니
갑자기 솟구쳐 물결치는 소리로 바뀌더니
파도처럼 밤이 소란해지고 비바람이 몰아친다


其觸於物也 鏦鏦錚錚 金鐵皆鳴
기촉어물야 총총쟁쟁 금철개명

又如赴敵之兵 銜枚疾走 不聞號令 但聞人馬之行聲
우여부적지병 함매질주 불문호령 단문인마지행성

무엇엔가 부딪치는듯 쾅쾅 쟁그랑쟁그랑 쇠붙이가 모두 우는 듯
또한 적을 향해 나아가는 병사처럼 재갈을 입에 물고 내달리는지
호령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만 사람과 말의 발자국소리만 들린다


予謂童子 此何聲也 汝出視之 童子曰 星月皎潔 明河在天 四無人聲 聲在樹間
여위동자 차하성야 여출시지 동자왈 성월교결 명하재천 사무인성 성재수간

내가 아이에게 묻기를, 이게 무슨 소리냐 네가 나가서 보려무나
아이가 (다녀와) 말하기를, 별과 달이 밝고 맑으며 하늘엔 은하수가 환했습니다
사방에 사람 소리는 없고 소리는 나무들 사이에 있는 듯 했습니다


予曰 嘻嘻 悲哉 此秋聲也 胡爲而來哉 蓋夫秋之爲狀也 其色慘淡, 煙霏雲斂
여왈 희희 비재 차추성야 호위이래재 개부추지위상야 기색참담 연비운렴

나는 말하길, 허허 슬프다 이는 가을소리이니 어떻게 오는가
대개 가을을 이루는 모양이란
그 빛깔은 슬프고도 맑으며 안개처럼 흩뿌리고 구름처럼 걷힌다


其容淸明 天高日晶 其氣慄冽 砭人肌骨 其意蕭條 山川寂寥.
기용청명 천고일정 기가율렬 폄인기골 기의소조 산천적요

그 얼굴은 맑고 밝으며 하늘은 높고 해는 빛난다
그 기세는 끔찍하게 차갑고 사람의 살과 뼈를 찌르며
그 뜻은 쓸쓸하여 산과 물이 적막해진다


故其爲也 凄凄切切 呼號憤發 豊草綠縟而爭茂 佳木蔥籠而可悅
고기위야 처처절절 호호분발 풍초녹욕이쟁무 가목총농이가열

그렇기에 그 소리나는 것이 그토록 처절하며 부르짖고 떨쳐 일어난다
무성한 풀은 푸름을 꾸며 앞다퉈 벋어나고
아름다운 나무는 울창하게 우거져 아름다워진다


草拂之而色變 木遭之而葉脫 其所以摧敗零落者 乃其一氣之餘烈
초불지이색변 목조지이엽탈 기소이최패영낙자 내기일기지여열

가을이 풀을 휩쓸면 그 빛깔이 변하고
가을이 나무를 마주치면 그 잎사귀가 떨어진다
꺾이고 시들고 떨어지는 까닭은
가을의 한 기운이 남기는 준렬함에 있다


夫秋 刑官也 於時爲陰 又兵象也 於行爲金 是謂天地之義氣 常以肅殺而爲心
부추 형관야 어시위음 우병상야 어행위금 시위천지지의기 상이숙살이위심

가을은 형벌을 내리는 관리요, 때로 치면 음(陰)이며
또한 전쟁의 상이요, 오행의 금(金)에 속한다
이를 천지의 정의로운 기운이라 일컫는 바
늘 숙살(초목을 죽임)을 그 마음 속에 지니고 있다


天之於物 春生秋實 故其在樂也 商聲主西方之音 夷則爲七月之律
천지어물 춘생추실 고기재낙야 상성주서방지음 이칙위칠월지율

하늘은 만물을 향하여 봄엔 피어나게 하고 가을엔 열매 맺게 한다
하늘의 가락은 가을은 상성(5성의 둘째소리)으로 서쪽의 음을 주로 하며
이칙(십이율 가운데 아홉째 음)으로 7월의 음률이 된다


商 傷也 物旣老而悲傷. 夷 戮也 物過盛而當殺
상 상야 물기노이비상 이 육야 물과성이당살

가을을 가리키는 상(商)은 아프게 하는 것이다
만물은 이미 늙고 슬프고 허물어진다
가을을 가리키는 이(夷)는 죽이는 것이다
만물이 번성한 때를 지났으니 마땅히 죽인다


嗟乎 草木無情 有時飄零 人爲動物 惟物之靈 百憂感其心 萬事勞其形 有動於中 必搖其精
차호 초목무정 유시표령 인위동물 유물지령 백우감기심 만사노기형 유동어중 필요기정

아아 풀과 나무는 마음이 없으나 때가 되면 바람에 진다
사람이란 동물은 유일하게 영혼이 있는 존재로
백 가지 근심이 그 마음에 느껴지고
만 가지 일이 그 몸을 피로하게 하니
그 가운데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그 뜻이 흔들린다


而況思其力之所不及 憂其智之所不能 宜其渥然丹者爲槁木 黟然黑者爲星星
이황사기력지소불급 우기지지소불능 의기악연단자위고목 이연흑자위성성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그 지혜가 감당할 수 없는 것까지 걱정하면서
당연히 짙게 붉던 얼굴의 존재가 마른 나무같이 되어버리고
짙게 검던 머리칼을 지닌 존재가 백발로 희뜩희뜩해진다


奈何以非金石之質 欲與草木而爭榮 念誰爲之戕賊 亦何恨乎秋聲
나하이비금석지질 욕여초목이쟁영 염수위지장적 역하한호추성

쇠와 돌같이 강인한 바탕을 지니고 있지도 않으면서
어찌 초목과 무성해지는 일을 다투려고 하는가
누가 적들을 죽이는지 생각해보라
어찌 가을소리에 한탄을 하겠는가


童子莫對 垂頭而睡 但聞四壁蟲聲喞喞, 如助余之歎息
동자막대 수두이수 단문사벽충성즉즉 여조여지탄식

아이는 대꾸도 없이 고개를 떨구고 잠들어 있네
다만 사방의 벽에서 벌레소리만 찌르륵찌르륵
나의 한탄하는 소리에 반주를 넣는 것 같다



                       이상국 논설실장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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