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이커머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온라인 쇼핑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를 높이고 복잡한 대형 쇼핑몰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반대로 대량의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식료품과 음식, 생필품을 배달시켜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포장재의 수요도 급증했다. 물건의 파손을 막는 스티로폼 완충재,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배달음식 포장 용기와 플라스틱 봉투의 사용 증가, 재활용이 어려운 아이스팩 등 편리함의 이면에는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쓰레기들로 이뤄져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미국, 지속 가능 패키징에 주목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패키징 분야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리브는 한 명의 소비자가 다수의 브랜드에서 주문한 배송 건을 통합해 일회용 사용을 줄인다. 올리브는 아디다스·앤트로폴로지 등 100여개의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여러 개의 배송 건을 모아 종이박스 대신 패브릭 컨테이너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뷰티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한 패키징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지지를 받는다. 제품의 특성상 한 번 쓰고 버리는 패키징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리필이 가능한 패키지를 채용하는 기업이 늘었다.
뷰티 제품 종합 판매점인 '얼타 뷰티(Ulta Beauty)'와 리필용 패키징 전문업체 '룹(Loop)'은 최근 파트너십을 맺었다.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는 리필 가능한 패키징에 담긴 제품을 재사용 가능한 토트백으로 배송받는다. 패키징 세척과 리필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패키징을 통해 알리는 기업도 등장했다. 뷰티 브랜드 '코코카인드(Cocokind)'는 각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제품 패키징에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패키징 겉면에는 제품의 생산과 유통, 사용 후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과 생산 과정의 윤리성 등이 표시된다.
이처럼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넘어야 하는 산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지속가능성을 지지하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이라도 일회용 제품의 편리함을 대체하기 어렵다. 리필 또한 내용물에 따라 재사용 여부가 결정되는 한계가 있다.
우은정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작은 부분이라도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지 적극적으로 피력해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며 "생필품 분야의 경우 제품의 탄소 발생량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탄소 라벨'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으므로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도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 무역관은 "환경 중시 여론에 편승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안을 실천하는 시늉만 내거나 사실이 아닌 잘못된 인상을 주는 '그린 워싱'은 피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