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뿔난 민심에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올스탑…놀란 지자체 '중국과 거리두기'

2021-04-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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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정서 확산에 지자체들도 선 긋기 나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3월29일자로 게재된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차이나타운 조성 논란을 빚은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사업이 결국 전면 중단됐다. 반대 국민청원 인원이 67만명에 달하며 반대 여론이 들끓은 탓이다. 반중(反中)정서가 심각해지자 각 지자체는 중국 관련 사업에서 조심스럽게 발을 빼면서 중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28일 강원도청 관계자는 "사업자인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사업 전면 재검토 입장문을 받은 상태"라면서 "다른 문제가 더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잘 수습해서 지역 관광산업이 정상 궤도로 올라오도록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6일 강원도청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업은 집단주거시설로서의 '차이나타운' 조성사업은 분명히 아니"라면서도 국민 여론을 의식해 사업 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한국과 중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적인 요소를 테마로 한 순수한 테마형 관광단지로 구성됐다"며 "사실관계의 객관성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청원에 참여하신 65만명 이상의 국민들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더는 한중문화타운사업의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시간적·비용적 투입에 대한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오랜 시간 함께 사업을 구상하고 협력해 온 관련 기관들과도 이른 시일 안에 협의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의 사업 계획은 미정인 상태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시 사업 구상부터 시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9일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 이날 오전 11시까지 66만9678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 이곳은 대한민국"이라면서 "한중관계에 있어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강원도 골프장 이외 부지를 개발한다는 구상으로 출발했다. 춘천과 홍천에 있는 라비에벨관광단지 500만㎡ 내에 120만㎡ 규모로 추진하던 이 사업은 2018년 12월 강원도 등과 업무협약을 했으며, 지난해 1월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된 상태다.

아직 사업 추진 전으로, 공터인 이 일대에는 미디어아트, 한류 영상 테마파크, 중국 전통 정원, 중국 푸드존 등 공연·체험공간이 조성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 차이나타운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 복합문화타운 건설을 강력히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여론은 부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이에 강원도 측은 본래의 명칭인 '중국복합문화타운'을 '한중복합문화타운'으로 변경하면서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뿔난 민심은 계속해서 다음 타깃을 찾고 있다. 이에 중국과 관련 사업을 진행했거나 고려하던 지자체들은 중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경기도 포천시 역시 차이나타운 건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포천시 공자마을과 차이나타운 건설을 반대합니다'는 글이 올라와 현재까지 2만1387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포천시는 지난 23일 "민간업체로부터 공자마을이나 차이나타운 조성안에 대해 제안이 들어온 바는 있지만, 포천시는 만들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역사 왜곡, 중국풍 논란을 일으킨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장소 사용을 승인했던 나주시도 중국 지우기에 나섰다. 나주시는 지난달 "드라마 대행사 측에 장소 사용 취소를 통보했고 엔딩에 삽입되는 나주시 관련 사항의 삭제를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시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 만에 중국풍 논란에 작가의 역사 왜곡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반중정서에 불을 붙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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