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PGA 토니 로모와 KPGA 박찬호

2021-04-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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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로모와 박찬호(왼쪽부터)[사진=연합뉴스·KPGA 제공]


토니 로모(미국)는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를 이끌던 쿼터백이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4년간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명문 팀 쿼터백이었지만, 슈퍼볼과는 인연이 없었다. 덕분에 언론과 팬들에게 비난을 당했다. 결정적인 순간, 특히 큰 경기에서 실수를 범해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은퇴한 것은 2017년이다. 이후 CBS 해설가로 변신해 유명 아나운서인 짐 낸츠(미국)와 호흡을 맞추었다. 로모는 선수일 때보다, 해설가로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작두타는 해설가'로 유명했다. 지난해 CBS와의 계약 금액은 1700만 달러(약 189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로모는 사실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 골퍼다. NFL이 비시즌으로 접어들고, 연습이 없다면 그는 득달같이 주변 골프장으로 달려가서 골프를 쳤다.

재밌는 점은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것이다. 그는 2004년 EDS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2005년 US 오픈, 2008년 바이런 넬슨 등 예선에 참여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그런 그가 후원사 추천(아마추어 자격)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 2018년이다. 2004년부터 시도해서 꼬박 14년이 걸렸다.

PGA 투어에서는 지금까지 총 네 차례 추천(아마추어 신분)을 받았다. 2017~2018 한 차례(코랄레스 푼타카나 리조트 앤 클럽 챔피언십), 2018~2019 두 차례(코랄레스 푼타카나 리조트 앤 클럽 챔피언십, AT&T 바이런 넬슨), 2019~2020 한 차례(세이프웨이 오픈)다. 물론, 네 번 모두 커트라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2017~2018에는 15오버파, 2018~2019에는 8·15오버파, 2019~2020에는 4오버파를 기록했다.

로모는 2019~2020 대회(세이프웨이 오픈) 첫날 2언더파 70타를 때리자, CBS TV 해설(NFL 경기)을 포기하려 했다. 커트라인 통과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둘째 날 버디 3개를 낚았지만, 보기 9개를 범하며 6오버파 78타를 적어냈다.

그는 PGA 투어 2부 격인 콘 페리 투어(前 웹닷컴 투어) Q(퀄리파잉)스쿨에도 응시했다.

최근에는 콘 페리 투어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 2020~2021 두 대회(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 베리텍스 뱅크 챔피언십)에 추천받아 출전했다. 첫 대회에서는 기권을 선언했지만, 두 번째 대회에서는 11오버파 153타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탈락이다.

그런 그의 모습이 지난 23일 콘 페리 투어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등장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하는 로모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토니 로모, 레인지에 있는 마지막 남자'라는 글이 게재돼 있었다.

커트라인 통과를 위한, 2부와 정규 투어에 진출하기 위한 한 남자의 끝없는 도전이다.

미국에서는 로모가, 한국에서는 박찬호(48)가 도전 중이다. 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24승을 거둔 투수다.

박찬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나흘간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군산CC 오픈에 출전한다.

유명인으로는 두 차례 코리안 투어 무대(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를 밟았지만, 추천 선수로는 첫 출전이다.

박찬호가 프로 골퍼에 대한 도전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다. 코리안 투어 2부 격인 스릭슨 투어 1~4회 대회 예선에 출전해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박찬호는 로모에 비해 운이 좋다. 도전과 동시에 정규 투어 무대를 밟기 때문이다.

한편, 군산CC 오픈에는 박찬호처럼 특이한 출전자가 있다. 바로 함재형(24)이다. 스릭슨 투어를 뛰고 있는 그는 개막전(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월요 예선을 통과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공동 5위에 오르며 군산행 막차를 탔다. 상위 5위는 시드가 없어도 다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물론, 이 대회 역시 시드없이 어렵게 올라온 선수들이 있다. 지난 26일 월요 예선이 열렸다. 그 결과 8명(김성호, 구재영, 이성관, 이유석/A, 정석희, 김백준/A, 황도연, 정상급)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120명 중에서 8명이다. 이들이 적어낸 스코어 카드는 3~7언더파였다. 단연코 쉽지 않은 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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