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영표 의원[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사령탑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치러지는 만큼 당 안팎에서는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신임 당대표는 들끓는 민심을 가라앉히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등 임무가 막중하다.
이번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홍영표·송영길·우원식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각 후보의 정치 경력, 계파 색채 등을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아주경제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를 종합, SWOT분석을 통해 세 후보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SWOT분석은 기업의 내부와 외부 환경을 분석해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등이다. 세 후보의 SWOT분석은 홍영표·송영길·우원식 후보(기호순) 순서로 진행된다.
홍영표하면 따라붙는 '핵심 친문' 수식어..."강점이자 약점될 수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핵심 친문(친문재인)'이라는 수식어는 홍영표 후보에게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당내 선거인 만큼 홍 후보가 '친문계'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워낙 친문 순열주의가 강한 정당이다. 그러므로 (친문 성향을 지닌 인물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고, 본인들도 주인 의식이 굉장히 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친문계 핵심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민주주의 4.0모임도 만들어졌지 않냐. 여기에서 '제3후보'를 키워보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친문계가 조직적 기반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앞서 홍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경험들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홍 후보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1년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당시 홍 후보는 원내대표로서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방안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 통과시키며 정국을 돌파한 경험이 있다.
더욱이 이번 경선에서 친문 좌장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홍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친문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출간된 홍 후보의 저서 '담대한 진보' 추천사에 "129석의 소수 여당을 이끌며 4개의 야당을 상대해 곡예에 가까운 정치적 기동으로 선거법,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유례없는 정치적 승리를 안겼다"고 썼다.
반면 세 후보 가운데 친문 색채가 가장 강한 점이 오히려 홍 후보에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4·7 재보선의 가장 큰 패인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민심 폭발인 만큼 친문 색채가 강한 인물이 집권 여당을 이끄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과거 같았으면 '친문'이 강점이 됐겠지만, 재보선 패배 이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이번에는 '친문'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치러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계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이 원내 사령탑이 된 점도 홍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원내대표도 친문인데 당대표까지 친문으로 내세우는 게 향후 선거를 생각했을 때 과연 유리한 구도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친문 성향이 덜한 인물이 당대표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비문' 이재명...'친문' 홍영표에겐 기회?
내년 3월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문계열이 아니라는 점은 홍 후보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최근 민주당 일각에선 기존 유력 후보가 아닌 제3의 주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제3후보론'이 친문 진영 사이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경기지사가 친문이 아닌 가운데 당 대표마저 비문이 될 경우, 친문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문계 입장에선 당권이라도 우리가 가져야지 뭐라도 해볼 수 있는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 후보를 둘러싼 위협 요인도 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친문계 인사로 채워졌을 때 민주당의 변화를 기대하는 당 외부 사람들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의 트레이드마크를 밀어붙이는 데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친문이 맡는 게 좋지만, 중도층을 끌어모아야한다는 사실 자체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문제"고 했다.
아울러 좀처럼 방향성을 바꾸지 않는 친문의 특성도 홍 후보가 당심을 끌어모으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친문계 인사들은 좀처럼 방향성을 바꾸지 않는다. 이런 점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모을 수 있느냐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다음 달 2일 열린다. 투표 비중은 대의원이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 당원 5%다.

홍영표 후보의 SWOT 분석[표=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