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노믹스, 탄소 없는 기업만 생존] 환경 이슈라고?..."바보야, 본질은 경제야"

2021-04-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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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 등 환경 관세 신설 조짐...소비자, 친환경 기업 선호 가능성도

'기후 악당' 지적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가능성 커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탄소중립은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탄소중립을 외면하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코앞에 닥쳤다 '환경=비용'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은 경제 성장과 배치되는 개념으로 여겨졌다. 환경을 고려해 발전 계획을 세우다 보면 성장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제는 환경과 공존하면서 성장 전략을 얼마나 잘 짜느냐가 기업의 존속을 결정하는 잣대가 됐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이를 방증한다. 테슬라가 설립된 2003년만 해도 전기차는 미래의 허상으로 치부됐다. 13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는 독보적인 입지에 올랐다. 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의 기업 경영이 새로운 성장동력임을 입증한 것이다.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를 겪으며 약 1.0도 상승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보다 아래로 유지하되, 되도록 1.5도까지 제한하자는 내용이 체결됐다. 1.5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기후 외교와 탄소 통상시대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수입품을 대상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한 기업에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추가 관세다. 이렇게 되면 탄소 다배출 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 앞으로 탄소세가 새로운 통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상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NDC는 파리협정 목표인 지구 온도 상승 1.5도 이내 제한 달성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영국의 국제연구단체 기후행동추적(CAT)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을 콕 집어 약속한 감축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기후 악당'으로 지목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 요인을 기준으로 윤리 구매를 확대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생산 단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의 제품을 택하는 식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국내 실정에 맞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준을 발표한다. ESG 평가 지표가 마련되면 환경·사회 등 비재무적인 정보 요소가 더해져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기업 경영과 투자를 독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환경 해당 기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가능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기업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은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탄소 제거 기술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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