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못 가는데, '반도체 소형주'만 강세

2021-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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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주경제DB]

 
반도체 관련 종목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장주는 좀체 기를 펴지 못하는 반면 소형주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가 지속되면서 설비와 직접 관련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형주도 설비 확장의 영향을 받지만 소부장만큼 직접적이지는 않다. 게다가 소형주에 비해 금리 인상 우려 등 매크로 이슈에 취약하다. 1분기 호실적은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해 추가적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흐름은 대형주와 중소형주로 양분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업계를 리딩하는 종목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하루 상승률이 두 자릿수인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0.36%(500원) 오른 13만8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같은 날 비메모리 반도체의 MCU(Micro Controller Unit)를 설계·생산하는 어보브반도체는 전 거래일보다 1150원(6.55%) 오른 1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바로 전날에도 25.81%대 상승률로 마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계속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시설투자 확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소부장 업체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등 대형주는 시설투자 확대가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중립적인 것이다. 좋은 실적도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소형 업체는 장비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올랐다"며 "삼성전자 등 완성업체는 그동안 크게 오른 만큼 숨고르기를 할 때"라고 했다.

금리, 수급 등 매크로 이슈의 영향을 얼마나 받느냐가 주가흐름을 결정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 부장은 "대형주는 외국인, 기관의 투자비중이 높은데 외인과 기관은 실적뿐 아니라 금리 등 매크로 이슈에 많이 좌우된다"며 "인플레이션이 금리인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유출되면 수급이 나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관 수급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기금은 이달(4월 1~20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8137억여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1632억여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편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에 소부장 업체에 날개를 달아준 설비투자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송 부장은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줄어들면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텐데, 이미 세워진 반도체 라인은 놀릴 수가 없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올 수 있다"며 "소부장주뿐 아니라 대형주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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