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자극하는 보도를 일삼아 온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홍보 광고와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잇따라 게재했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구시보는 올해가 한·중 문화교류의 해, 내년이 양국 수교 30주년이라고 짚은 뒤 "한·중 간에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유 지사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유 지사장은 인터뷰에서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중 관광 교류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관광공사도 중국인 관광객에게 스마트하고 따뜻한 관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께는 양국 간 관광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지사장은 "백신 접종이 70~80%일 때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며 "올해 말에는 자유로운 여행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완전히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환구시보는 지난 12일에도 아이돌 그룹 엑소(EXO)와 경희궁이 담긴 한국관광공사 광고를 싣는데 지면을 할애했다.
아울러 향후 4차례 더 한국을 홍보하는 내용의 기사와 광고를 게재할 계획이다.
환구시보의 이 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다. 이 매체는 김치와 한복의 중국 기원설을 옹호하는 보도를 지속해 한국 내에서 악명 높다.
또 지난해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왜곡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국수적이고 공격적이었던 중국 관영 매체의 태도 변화를 한한령 완화 조짐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교류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새어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엑소 멤버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중국 자본이 투입된 영화의 상영이 중단된 게 최근의 일"이라며 "이번에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