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주축으로 대부분 암호화폐 시세가 급락한 가운데 '도지코인'만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개당 130원으로 입성한 도지코인은 두 달 만에 4배 이상 올랐다. 이번 급등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에 올린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도지코인을 이용한 '스캠(가짜 암호화폐)'이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까지 횡행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도지코인은 2013년 IBM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여기서 재미의 근거는 도지코인의 상징이다. 도지코인 상징인 시바견은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소재를 모방해 만든 사진이나 영상)을 토대로 디자인했다. 이름인 ‘도지(Doge)' 역시 개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Dog'의 오타다.
다른 암호화폐는 보통 일정 기간 발행량을 조절해 희소가치를 만드는 반면 도지코인은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다. 분당 약 1만개를 발행하는 도지코인은 그만큼 가볍게 지인들과 주고받을 수 있는 ‘장난감’ 암호화폐로서 역할을 해왔다. 가격도 장난감답게 개당 5~6원에 불과했다.
이 의미 없는 암호화폐가 화제가 된 이유는 머스크가 도지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도지의 날”, “도지 밈이 도지코인을 막아줄 것이다”, “작은 X를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 그가 어린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다” 등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과 지지를 드러내는 글을 서슴없이 SNS에 올렸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언급할 때마다 도지코인의 가격도 함께 들썩였다.
이번 도지코인의 급등세 역시 머스크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머스크는 본인 SNS에 ‘달을 향해 짖는 도지(Doge Barking at the Moon)’라는 글과 함께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그림 ‘달을 향해 짖는 개’를 공유했다. 머스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격 급등을 상징하는 달과 도지코인을 언급하자 곧바로 시세가 들썩였다. 업비트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거래된 도지코인은 440억개를 넘었으며, 거래가는 개당 104.82% 오른 467원에 달했다.
이후 대부분 암호화폐가 가격이 조정장을 겪은 가운데 도지코인만은 ‘달’을 향해 날아올랐다. 올해 2월 개당 130원으로 업비트에 상장한 후 하루 만에 50% 이상 급락했던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지지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6일에는 한 때 개당 540원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반면 주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개당 8000만원대까지 오른 후 일주일 만에 7600만원대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기준 24시간 동안 도지코인 거래량은 17조원에 달했다. 전날(16일)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원)과 4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4조9372억원)을 넘어섰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지코인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대표적인 온라인 주식 거래앱 로빈후드 사이트가 도지코인 주문 폭주로 인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도지코인 열풍에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투자 컨설팅업체 쿠나 뮤추얼의 스콧 냅 수석전략가는 도지코인을 닷컴투자 시절의 거품에 빗댔다. 암호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홀딩스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는 "게임스톱 사태가 연상된다. 내 친구가 도지코인 투자를 시도한다면 아주 걱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지코인 관련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는 도지코인 관련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사기 수법은 현금이나 도지코인을 맡기면 추가로 도지코인을 채굴해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속여 서비스 결제를 유도한 뒤 사이트를 폐쇄한 것으로, 전형적인 '폰지사기'에 해당한다.
한 누리꾼은 “디지털 지갑에 있던 도지코인이 다 사라졌다. 지금 새로 (사기 사이트를) 만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다른 누리꾼은 “코인이 유행하니 이런 사기 사이트가 많이 생긴다. 한 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피해 호소 글과 함께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다른 사기 사이트를 광고하는 글도 버젓이 올라오는 등 도지코인 관련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투자를 유도하고 돈을 받아 간 경우는 유사 수신법 위반, 이후 잠적은 사기에 해당한다. 이미 암호화폐 관련 다단계, 방문 판매 등으로 처벌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횡행하자 정부도 단속에 나섰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암호화폐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 없고, 암호화폐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유사 수신, 사기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암호화폐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특별 단속을 하기로 했다.
장난삼아 만든 도지코인에 17조 몰려
도지코인은 2013년 IBM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여기서 재미의 근거는 도지코인의 상징이다. 도지코인 상징인 시바견은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소재를 모방해 만든 사진이나 영상)을 토대로 디자인했다. 이름인 ‘도지(Doge)' 역시 개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Dog'의 오타다.
다른 암호화폐는 보통 일정 기간 발행량을 조절해 희소가치를 만드는 반면 도지코인은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다. 분당 약 1만개를 발행하는 도지코인은 그만큼 가볍게 지인들과 주고받을 수 있는 ‘장난감’ 암호화폐로서 역할을 해왔다. 가격도 장난감답게 개당 5~6원에 불과했다.
이 의미 없는 암호화폐가 화제가 된 이유는 머스크가 도지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도지의 날”, “도지 밈이 도지코인을 막아줄 것이다”, “작은 X를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 그가 어린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다” 등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과 지지를 드러내는 글을 서슴없이 SNS에 올렸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언급할 때마다 도지코인의 가격도 함께 들썩였다.
이후 대부분 암호화폐가 가격이 조정장을 겪은 가운데 도지코인만은 ‘달’을 향해 날아올랐다. 올해 2월 개당 130원으로 업비트에 상장한 후 하루 만에 50% 이상 급락했던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지지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6일에는 한 때 개당 540원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반면 주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개당 8000만원대까지 오른 후 일주일 만에 7600만원대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기준 24시간 동안 도지코인 거래량은 17조원에 달했다. 전날(16일)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원)과 4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4조9372억원)을 넘어섰다.
해외에서도 불붙었는데··· 혼란 속에 관련 사기도 일어나
갑작스러운 도지코인 열풍에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투자 컨설팅업체 쿠나 뮤추얼의 스콧 냅 수석전략가는 도지코인을 닷컴투자 시절의 거품에 빗댔다. 암호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홀딩스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는 "게임스톱 사태가 연상된다. 내 친구가 도지코인 투자를 시도한다면 아주 걱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지코인 관련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는 도지코인 관련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사기 수법은 현금이나 도지코인을 맡기면 추가로 도지코인을 채굴해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속여 서비스 결제를 유도한 뒤 사이트를 폐쇄한 것으로, 전형적인 '폰지사기'에 해당한다.
한 누리꾼은 “디지털 지갑에 있던 도지코인이 다 사라졌다. 지금 새로 (사기 사이트를) 만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다른 누리꾼은 “코인이 유행하니 이런 사기 사이트가 많이 생긴다. 한 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피해 호소 글과 함께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다른 사기 사이트를 광고하는 글도 버젓이 올라오는 등 도지코인 관련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투자를 유도하고 돈을 받아 간 경우는 유사 수신법 위반, 이후 잠적은 사기에 해당한다. 이미 암호화폐 관련 다단계, 방문 판매 등으로 처벌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횡행하자 정부도 단속에 나섰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암호화폐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 없고, 암호화폐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유사 수신, 사기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암호화폐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특별 단속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