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특사' 맞은 대만 총통 "중, 평화 위협...미 무역협정 교섭 조기 재개"

2021-04-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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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대만에 도착했다. 비록 '비공식 대표단'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미국이 중국과는 별개로 대만에 특사를 파견한 것과 다름 없어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 도드 전 미국 상원의원과 각각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제임스 스타인버그 등 미국 대표단 3명은 대만 현지시각으로 14일 오후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이들 대표단은 15일 오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 예방을 비롯해 대만의 국가안보, 외교, 국방 분야 고위 관료들과 잇달아 접촉한다.
 

15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한 미국 대표단. 차이 총통과 인사 중인 인물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중앙통신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이날(대만 시간 15일) 미국 대표단을 만난 차이 대만 총통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방침을 거듭 천명한 미국 정부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처음으로 대표단이 대만을 찾은 것은 미국이 초당적으로 대만을 지지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양국의 신뢰와 동반자 관계가 지속적으로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은 "최근 중국은 빈번하게 대만 주변의 바다와 상공에 군함과 전투기 등을 보내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대만은 미국을 비롯해 이념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의 '무역투자협정'(TIFA) 교섭을 조기에 재개하는 등 쌍방의 무역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드 전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이 국제사회 참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이후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쑤전창 행정원장을 예방한 후, 저녁에는 차이 총통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후 16일 대만을 떠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관계법 제정일'(4월 10일) 42주년을 계기로 대표단을 파견했다. 중국의 '하나의 중국' 기조를 침해하지 않는다곤 밝혔으나,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경계하는 중국으로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과의 체제 경쟁을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에 있어 대만과의 접촉을 늘리는 일은 중국의 세계 패권 도전 의지를 억누르고 동맹과 협력국들의 '반(反)중 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만 역시 과거와는 달리 미국 대표단의 이번 방문 일정을 전체를 내외신 방송과 언론, 유튜브 등에 공개하면서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접촉 상황을 드러났다. 과거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상호 만남을 최대한 언론에 노출하지 않던 관행에서 벗어나며 미국과 가까워진 관계에 대해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한 크리스 도드 전 미국 상원의원(미국 대표단 대표).[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존 케리 미국 백악관 기후특사를 중국 상하이에 파견해 양쪽 모두에 특사단을 보내는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대만 양측으로 동시에 특사를 파견한 일은 이번이 최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과 대만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방침을 '균형 외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케리 특사는 14~16일까지 중국 상하이에 방문한 후 17일에는 우리나라 서울을 방문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 당국의 항의 성명 발표 뿐 아니라 15~20일까지 대만해협에 인접한 남중국해 난펑열도에서 중국 해군이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미국에 "불장난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어떤 형태로든지 미국과 대만 당국자 간 접촉을 즉각 멈추고 미중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파괴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잘못된 신호를 대만 독립 세력에 보내지 말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중화인민공화국)에서 대만과 관련한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중국 국무원 대만 판공실 역시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과 정부 차원에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대만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무력까지 사용하려는 것은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푸는 것'이며 대만을 타이완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존 케리 미국 백악관 기후특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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